책이 읽히지 않고
언어가 갈 길을 잃고 있을 때
추억을 소환한다
어느 봄날 저녁 무렵
갑자기 경치가 좋은 곳이 있다고
딸내미가 퇴근한 후에 가보자고 한다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있던 그 활달한 성격의 아내가
너무도 쉽게 응하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
그곳은 내가 정말 많이 다녔고
가끔씩 머무르면서 혼자 멍하게 앉아 있었던 곳이기도 한데,
일 때문에 자주 들렸던 곳
하지만 아무런 말도 않고 따라나섰다
김천 연화지다. 집에서 30분 정도의 거리다
가서 보니 평소의 모습과는 또 달랐다.
연못과 불빛과 꽃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만들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그림 같은 휴식처가 되고 있었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소환된 공간이다
그 상황으로 인해 마음이 넉넉하게 변해 가는 것을 지켜본다
활자도 단어도 이제는 말을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