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를 걸으면서

by 이성진
IMG_20211209_100532%5B1%5D.jpg



요즘 도시의 어지간한 길은 흙이 없다

흙을 모두 블록으로 덮어 버렸다

그래서 흙길을 밟고 싶은 발은 산으로 가야 한다

도시는 산길만이 흙이 남아 있다

포도를 걸으면서 생각이 많다

일장일단이겠으나 감촉의 느낌만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한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들의 근본은

흙인데, 흙이 멀어져 있다

그만큼 생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흙은 생명의 탄력을 응원하는 존재인데

우리는 그것을 차단하고 있다

생활이 조금 불편할 지라도

근본을 가까이하는 삶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도심의 포도를 걸으면서 생각이 많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