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밭

by 이성진
IMG_20220118_162306%5B1%5D.jpg



어제의 시간이 너무나 어색하다

푸름과 열매가 가득하던 어제였는데

이렇게 변색한 풀들과 채소들이

땅에 나신을 묻고 있다

어제의 시간이 너무나 생경하다

이 공간을 이용해 그렇게 식탁이 넉넉했고

이 공간을 이용해 그렇게 마음이 풍족했는데

오늘의 시간은 찬바람만 가득하다

시간이 그렇게 생사의 유무를 저울질할 줄이야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라던

그 선문답이 시간이라는 공식을 대입하면

절실하게 진실로 다가오는 사실을 만나며

오늘 이 모든 것이 빈 공간에

어제의 시간이 정말 경이롭다

어떻게 그렇게 찬란할 수 있었는지

기억은 되는데 이해가 안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금요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