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시간이 너무나 어색하다
푸름과 열매가 가득하던 어제였는데
이렇게 변색한 풀들과 채소들이
땅에 나신을 묻고 있다
어제의 시간이 너무나 생경하다
이 공간을 이용해 그렇게 식탁이 넉넉했고
이 공간을 이용해 그렇게 마음이 풍족했는데
오늘의 시간은 찬바람만 가득하다
시간이 그렇게 생사의 유무를 저울질할 줄이야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라던
그 선문답이 시간이라는 공식을 대입하면
절실하게 진실로 다가오는 사실을 만나며
오늘 이 모든 것이 빈 공간에
어제의 시간이 정말 경이롭다
어떻게 그렇게 찬란할 수 있었는지
기억은 되는데 이해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