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을 얘기해도 될 듯하다.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불고 땅은 얼어 있지만 이제 봄을 얘기해도 될 듯하다. 대한도 지나고 절기도 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땅 속에서는 뿌리들이 꿈틀거리고 동면에 들어간 생명들도 이제는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을 듯하다. 나뭇가지는 꽃눈을 만들며 새로운 세상을 예견하게 하고 있다. 이제 봄을 얘기해도 될 듯하다.
이제 마음을 가볍게 지녀도 될 듯하다. 조금의 어려운 일들은 인내라는 말로 치장을 하고 이제 마음을 가볍게 지녀도 될 듯하다. 겨우내 무게로 아팠던 옷을 벗어버리듯 이제는 가벼운 걸음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얼어붙었던 마음이 조금씩 나눔의 길을 찾는 듯하다. 격조했던 사람들의 눈짓이 햇살처럼 밝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선한 노랫소리들이 들려온다. 이제 마음을 가볍게 지녀도 될 듯하다.
노래가 노래를 만들어 낸다. 선함은 선함을 부른다. 웃음은 웃음을 만들고 가벼운 마음은 가벼운 마음과 어울린다. 이제 억지로 두터운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 가벼운 말들로 치장을 해 봄을 기다리는 게다. 봄이 웃으면서 다가와 손 잡는 것을 보는 게다. 오늘도 우린 노래를 기다리는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