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고 있는데
나뭇가지에 봄은 오고 있는데
가지들이 통통하게 살이 쪄
바람은 아직 차갑다
살갗이 아플 정도로 차갑다
거리에 나서려고 하면
귀마개, 장갑, 마스크를 해야
몸과 마음이 서럽지 않다
봄이라고 하면 따뜻하고 화사한 걸음이
아지랑이처럼 움직이리라 생각되는데
아직 우리의 걸음은
눈바람을 닮아 있다
봄은 이미 와 있는데
봄은 이미 나뭇가지에 와 있는데
바람은 그것을 시샘하고 있는 듯
아직도 거리에서 종이를 날리고 있다
이성진의 브런치입니다. 맑고 고운 자연과 대화, 인간들의 심리를 성찰해 보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미지와 짧은 글을 교차해 의미를 나누고자 합니다. 언어의 향연을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