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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등걸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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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세월이었으면

저렇게 자신의 몸을 나눠주면서

생명이 깃들게 했을까


진주가 조갯살에 박힌 이물질을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에서 쏟아낸

숱인 인고의 진액으로

찬란한 아름다움을 만들었듯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프며

저렇게 타 생명의 삶의 터전으로

헌신의 삶을 살게 되었을까


길을 가다 만난 나무 등걸에

경이의 눈과 경의의 마음으로

그 앞에서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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