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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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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가면 뒤틀린 나무를 보는

정겨움이 있다 그 나무는 다른 과일나무보다

좀 늦게 잎을 달고 꽃을 피운다

겨울이 되어 만나는

매끄럽게 다듬어진 나뭇가지는 곧게

나아가지 않는다

가지가 자라는 방향에 어떤 미로라도 있는 듯

이리저리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다른 과일나무와 다른 특별한 부드러움이 있다

외견상 볼 때 쉽게 부러질 것 같다

하지만 봄이 되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 때

그 숫자가 놀랍다

초겨울 빨갛게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를 만날 때

그 가지의 여림은 마음에 담을 수가 없다

강인한 힘의 가지들, 그 비결이

굽은 그러면서 부드러운 결 때문이 아닐까

겨울나무를 보고 있는 시간

놀라운 그 형체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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