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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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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눈이 황홀해

멈췄습니다

차 안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도로를 가고 있다는 것도 도외시하고

차를 멈췄습니다

봄이 온다고 온다고 하더니

싸늘한 바람이 불어 아직도 하고 있었거든요

길을 가다가 그런 내 생각에

반전의 호사스러운 빛깔이라도 보여주는 듯

경이로운 모습으로 나뭇가지가 다가왔습니다

나뭇가지가 통통해져 고운 색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가 곤충의 눈인 듯

올망졸망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눈이 즐거워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봄은 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차가운 바람일 지라도

때를 어기지 않고 우리 곁에 고운 꽃눈을

가꾸며 키우며 다듬으며 노래하며

꽃의 날들을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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