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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

by 이성진
IMG_20210305_141039.jpg 살구꽃 눈이 가득 달렸네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마음을 지니고 있다. 나무도, 건물도, 바람도, 풀도, 흙도, 하늘도 해도 달도 사람들도 모두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 마음이 내 마음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요즘 확인한다. 내 마음이 넉넉하고 밝으면 그들이 밝은 색으로 물들어 있다. 내 마음이 어두우면 모든 사물들이 내게서 멀어져 간다. 그들의 색상이 잘 보이지 않고, 그들의 시선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이 마음에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사물들이 그렇게 다가온다. 그들은 언제가 그곳에 그렇게 있을 것이지만 내게는 밝고, 어둡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내 마음이 요동한다는 뜻이리라. 그들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나무를 보고 있더라도 나무의 자연적 가치보다는 내 마음에 이는 정신적 가치를 더 가까이 여기는 듯하다. 그러기에 내 마음 다스림은 있는 그대로를 보아나가는 일이다. 환경과 대상에서 나를 지우는 일이다.

자연에서 나를 제외시키면 그들이 제 모습으로 다가온다. 내가 개입하지 않은 대상들이 자연스러움과 통하리라. 오늘도 나를 개입하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 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을 목도하면서 자연들과 만난다. 대상을 나에게로 끌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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