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 #1

<나의 출가 이야기>

by Jei



연애며 추구하던 삶, 결국엔 아버지까지- 모든 것을 잃은 심정으로 출가를 하게 되었다. 그런 출가 마저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오게된 기분이란.




절 밖을 쫓겨나다싶이 나오며 정말 많은 눈물을 쏟았다.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양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싶을만큼 울었다.


시골 버스 정류장에 던져져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자 보다 못한 방앗간 집 아주머니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어안이 벙벙해 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계속해 엉엉 울었다.


아주머니는 무릎 위에 손을 포개고 함께 눈물을 흘려주었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이미 끊겼다고 말했다. 곁에서 한참을 지켜보던 아저씨가 자신이 시내까지 태워다 주어야겠다고 하신다.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하라고 손을 꼭 잡는다.




아저씨는 지역 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셨다. 정류장에서 통학버스에서 내리는 자폐증 아들을 기다리던 중이었고. 그런데 어떻게 울고 있는 아이를 그냥 보고 지나칠 수가 있겠냐며 한 시간 거리를 일부러 데려다주시기로 한 것이다. 백미러 아래로 아들과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대롱대롱 흔들렸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보아 아저씨는 80이 되어가지만 자폐증 아들은 20대 후반으로 젊었다. 더이상 소원은 아들 결혼을 시키는 것밖에 없다고 하신다.


몇십 년 전 아내가 암으로 투병을 하게 되면서 도시에서 공기 좋은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지만 아내는 금방 세상을 떠났고, 혼자가 되어 농사를 지으며 딸 아이를 키워 출가를 시켰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족할 것도 없다고. 땅도 전국 여러 곳에 사두었고 현재 키우는 작물은 대마씨로 국내에 딱 두 곳에서만 공식 생산되고 있는데 딸 아이는 대마씨 오일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무슨 말인즉슨 아들 역시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으니깐 가족들 모두 먹고살 걱정이 없다, 이제 집 안에 참한 아가씨 한 명만 들어오면 된다-




“아가씨라고 불러야 되는 거 맞나? 결혼은 안 했지? 몇 살쯤 됬나?” 아저씨의 질문에 흐르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현실이 나를 심하게 강타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코미디 드라마와 같은 사건으로 일단락된다.


얘깃거리가 떨어지면서 아저씨는 CD플레이어에 재생 버튼을 눌렀고 이런게 흘러나왔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절에서 아침, 저녁으로 법당에서 매일 부처님께 올리는 예불문이었다. 나는 이 상황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저씨, 저도 이 노래 좋아해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아저씨는 명함을 챙겨주시며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으로 와도 괜찮다고 당부하셨다. 그렇다고 그 어떤 압력은 없었다.


아저씨의 이기적인 제안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그곳에는 나에 대한 배려도 충분했다. 나는 감사했다. 나 또한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고 있다. 흐르던 눈물에대한 아무런 설명도 못 드리고 감사하단 짧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덕분에 안전히 집으로 갑니다.’







미안해 마음의 아가야,
보살펴 주지 못해 미안해,
나는 나에게 모질었고
세상을 더 차갑게 만들었지-
태연하게 이기적인 사랑들을 유랑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았어.
아가야, 더는 다른 것에 기대지 말자
눈물을 거두고 빛을 보아
네 안에 반짝이는 표상을 떠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