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더 귀해진 관계 하나
요즘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약속을 미루는 일이 더 자연스럽다.
그래서일까.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점점 더 귀해진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저 알고 있던 문장이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오늘, 오랜만에 전 직장 후배가 찾아왔다.
친구라고 하기엔 조금 다르고,
그렇다고 남도 아닌 사이.
시간을 두고 쌓인 신뢰로 이어진 사람.
그가 시간을 내어
나를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환해졌다.
백짬뽕에 탕수육, 그리고 커피 한 잔.
특별할 것 없는 메뉴였지만,
마주 앉아 나눈 대화는
어떤 코스요리보다 깊고 따뜻했다.
그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익숙한 자리를 떠나
낯선 영역에서 직접 길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의 결과를
기꺼이 나누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사람이었다.
그 자체로 충분히 고마운 일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화려한 직함이나 성과는
생각보다 오래 남지 않는다.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건
그때 어떤 일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때 누구와 함께 있었는가다.
내가 지나온 길을 떠올려보면
결국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건
사람이었다.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길 바란다.
꼭 큰 성공이 아니어도 좋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흐름이 서로에게 닿고
다시 또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는
조용한 선순환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처럼,
누군가 나를 찾아오는 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문득,
지금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각자에게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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