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다는 불평과 일이 없다는 절망 사이 (139)

by Jace

어떤 사람에게 일은

시간을 잘게 쪼개 돈으로 바꾸는 거래다.


어떤 사람에게 일은

내일을 버티게 해주는 마지막 이유다.


월급을 받는 사람의 통장은

잔인할 만큼 정직하다.

들어오는 순간, 이미 나갈 곳이 정해져 있다.


월세, 대출이자, 교육비, 카드값.

숫자는 스쳐 지나가고,

잔고는 늘 비슷한 자리에서 멈춘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요즘 일이 너무 많다.”


야근이 늘어나도

월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성과는 더 요구받고,
보상은 그대로인 날들이 반복되면
일은 점점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적게 일하고, 같은 돈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그게 이상한 걸까?

아니다.


그건 이 구조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자리도 있다.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인력시장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오늘 일 없다”는 말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그날 하루가 통째로 비워진다는 뜻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는 의미다.


이들에게 일은 많을수록 좋다.


일이 있어야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그걸로 하루를 버틴다.


일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같은 ‘일’이라는 단어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누군가는 일이 많아서 지치고,
누군가는 일이 없어서 무너진다.


이건 성실함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이 게으른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저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가장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오해한다.

“왜 저렇게까지 일하지?”
“왜 저렇게 불평이 많지?”


하지만 사실은
서로 아예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건도 다르고, 보상도 다르고, 무너지는 방식도 다르다.




우리는 같은 ‘일’을 말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현실을 산다.


그래서 일의 의미는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에서만

비로소 결정된다.


그러니,

함부로 비교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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