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에 다시 생각하는 일과 평가의 기준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조직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개인적으로는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그리고 내년에는 무엇을 더 개선해야 할지.
이 시기에 직원들과 성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비슷한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많은 직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올해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가와 보상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그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실무자 시절에는
같은 질문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쁘게 일했고, 책임도 다했고,
체감상으로는 분명 ‘열심히 산 한 해’였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한 번,
일과 성과를 구분해 볼 필요는 있다.
일은 노력이고, 성과는 가치다
회사의 관점에서 성과는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 일의 결과가 회사와 조직에
어떤 가치를 남겼는가로 판단된다.
보고서를 몇 개 썼는지보다
그 보고서가 실제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프로젝트를 끝냈는지보다
그 결과가 매출, 비용, 리스크, 효율, 품질 중
무엇을 얼마나 개선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결과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모두 좋은 성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보통 이런 질문을 함께 던진다.
• 조직의 문제를 하나라도 줄였는지
• 의사결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었는지
• 다음 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했는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회사는 그것을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조직이 한 단계 진전한 성과로 인식한다.
성과 평가는, 결과만 보지 않는다
성과 평가는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함께 본다.
• 협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 소통이 막혀 다른 사람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 문제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았는지
• 자신의 성과를 위해 팀의 성과를 희생하지는
않았는지
경영자의 시야에서는
이 모든 요소가 동시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결과를 냈더라도
조직을 더 단단하게 만든 사람과
조직을 소모시키며 일한 사람의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회사는 ‘사람을 남긴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조직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회사와 조직의 관점에서 중요한 사람은
스스로 성과를 내는 사람을 넘어,
• 다른 사람의 성과까지 키워주는 사람
• 자신의 자리를 비워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다.
후배를 키우고,
팀의 기준을 높이고,
조직의 자산을 남긴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지속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다.
연말에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
연말이 되면,
리더로서 또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 나는 올해 얼마나 바빴는가가 아니라
• 나는 조직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가
• 내가 없었다면 이 조직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 내 일은 나로 끝났는가, 아니면 조직에 남았는가
• 나는 문제를 키우는 사람이었는가,
줄이는 사람이었는가
이 질문에 솔직해질수록
평가에 대한 감정도,
다음 성장을 향한 방향도
조금 더 분명해진다.
성과는 개념이 아니라, 흔적이다
일은 언젠가 잊힌다.
하지만 성과는 조직에 남고,
사람과 기준과 방식으로 축적된다.
그리고 그 흔적을 남긴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평가받는다.
연말은 평가의 시간이지만,
동시에 다음 해의 성과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일을 많이 하느라 바쁜 사람이 아니라,
성과로 가치를 남기는 사람으로
다음 한 해를 준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