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낯선 것은 드물다. 똑같은 출근길과 자주 보는 사람들 그리고 몸에 익은 습관까지, 우리는 익숙함 속에서 살고 있다. 익숙한 것은 대게 편안하다. 하지만 문득 편안함을 넘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때가 온다. 그럴 때 주로 여행을 가는 편이다. 여행지에는 낯선 것들이 많고, 낯선 것들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들이 몸에 있는 세포들을 깨운다.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수영도 비슷하다. 어제는 평영을 배우는데 평소와 다르게 변형된 동작을 배웠다. 선생님의 시범을 봐도 이해가 가지 않고, 동작도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헤매고 있는데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이게 사실은 별 거 아닌데, 낯설어서 그래요. 하다 보면 또 익숙해져요." 그 말이 집에 갈 때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낯설다는 감정은 어려운 것이었다. 새로운 일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환경을 만나는 것도 힘든 일이다. 분명 그런 상황에서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심지어 늘 예민하게 감각하던 문제였다. 그런데 왜 다 잊어버리고 익숙한 것을 지루하다고만 여겼을까.
챗바퀴 같은 삶이라 해도 쳇바퀴가 있어서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야생에 던져져서 매일 불안에 떨고 살 곳을 찾는 것보다는 나만의 안락한 쳇바퀴라도 있는 것에 감사해진다. 또 한편으로는, 이 환경을 잘 꾸려낸 나도 대견해진다. 일상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망각의 동물답게 또 낯선 세계가 궁금해지겠지. 지금껏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길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현실에 안주한 것도 맞다. 편안한 일상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것에는 많은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선생님의 말처럼 어쩌면 별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낯설고 서툴러서 그렇지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아직은 연습이 필요할 뿐. 수영할 때도 숨 쉬는 것부터 배우는 것처럼 천천히 조금씩 새로운 길에 들어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시를 쓰는 마음으로 일상 속에서 퍼져있는 것들을 낯설게 보고, 좋아하는 여행으로 낯선 감각을 채우고, 조금씩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쳇바퀴를 확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