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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은 Nov 09. 2023

#8 귀여운 욕심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점심 먹으러 가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말고는 바깥에 잘 나가지 않게 된다. 특히 비흡연자이다 보니 더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많다. 얼마 전 일하던 중에 사무실이 너무 갑갑해서 ‘바람 좀 쐬자’하는 마음으로 바깥에 나갔다. 시간은 약 5~6시 정도였는데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하늘이 너무 아름답게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던 것이다. 갑갑했던 마음이 휙 날아가 버리고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까지 느껴졌다. 그때,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귀여운 욕심을 냈다. 바로 이 순간을 나만 누리기. 회사 사람들을 모두 불러 이 하늘을 보여줄까 하다가 조용히 나만 그 시간을 즐겼다. 비밀이 생긴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그 시간과 그 노을을 나만 가진 것 같이 느껴졌다. 이 정도의 욕심은 귀엽게 봐줄만하지 않나?     



 이 세상은 시시때때로 낭만과 호사의 순간을 던져준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내가 욕심을 내면 그것을 누릴 수 있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마음속에 담을 수 있는 것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회색빛으로 지낸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5시가 넘으면 창밖을 자주 바라보게 된다. 또 언제 그 호사를 누릴 수 있을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고양이가 된 기분으로.

  

 작은 욕심, 귀여운 욕심이 때로는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오늘 5시~6시 다들 하늘을 바라보자. 그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욕심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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