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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은 Nov 27. 2023

#21 작심삼일

 나는 핑계가 많고 자신에게 매우 관대한 사람이다. 그래서 계획한 일들은 나에 의해서 쉽사리 무산되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한 개의 핑계 그리고 한 개의 포기였을 때는 없던 죄책감이 수십 개의 핑계와 포기로 쌓여버리면 그때서야 몰려온다.   

  

 저번 주에는 하루도 운동을 가지 않았다. ‘감기에 걸렸으니까, 아직 컨디션이 좀 안 좋네, 아 오늘은 약속이 있네...’ 별의별 핑계를 다 하면서 운동하는 것을 포기했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해서 거창하게 계획한 다이어트는 내가 먹은 음식들과 핑계들에 푹푹 묻혀갔다. 다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러면 안 돼, 올해가 끝나가고 있어.... 걷잡을 수 없어지고 있어...’ 나를 다그쳐 본다.     


 우선은 점심에 도시락을 싸가기로 했다. 회사에는 이미 선포를 했고, 나를 위해서 팀장님이 전자레인지까지 가져와 주셨다. 예상치 못하게 일이 커지고 있다. 일요일 저녁 8시. 시간은 늦었고 나는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바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 ‘아.. 진짜 그냥 갈까’하는 마음이 나를 지배하려 했지만, 작심 1일도 못 한다는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래 작심 3일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또 야무지게 도시락을 준비했다. 막상 하면 잘한다.     


 그렇게 오늘은 작심 1일째다. 점심 도시락에 운동까지 마쳤다. 이게 뭐라고 뿌듯하다. 이 기분을 그대로 이어 내일 도시락을 준비까지 끝냈다. 준비했다는 것만으로 작심 2일도 이미 성공한 것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오늘은 1일 차라는 것을 잊지 말자. 끈기가 부족한 나는 작심 3일이라도 우선 성공하는 게 목표다.     


 나는 지금 남들은 콧방귀 뀔만한 아주 작은, 그러나 나에게는 아주 큰 도전을 하고 있다. 나와의 싸움에선 나는 언제 질 것인가가 이 도전의 쟁점이다. 왜 벌써 포기할 생각을 하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를 제일 잘 아는 나로서는 아주 마땅한 쟁점이라고 본다. 최대한 길~~~ 게 이어 나가 보자. 하지만 혹시나 작심삼일, 작심 며칠에 실패하더라고 엎어져있지 말고 얼른 일어나서 또 작심 3일에 도전하자! 그럼 나는 늘 도전하는 사람이 될 테니까.     


 모든 작심3일러들에게 응원을 담아! 우리 모두 파이팅! 나 자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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