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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은 Jan 02. 2024

#27 새해 소원의 힘

 2023년은 숨 가쁘게 달려서 꽤 많은 성과를 이룬 것 같다. 독서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였고, 여러 작가의 북토크도 많이 다녔고, 문화 활동도 꽤 즐겼다. 그리고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고, 목월 백일장에서 상도 받았고, 공동 출간도 했다. 2023년이 시작될 때 떠오르는 해에 빌었던 나의 소원은 ‘꾸준히 그리고 마침내 해내는 한 해가 되길’이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또 어느 부분에서는 마침내 해낸 부분도 있었다.  

    

 다짐이라는 게 늘 그렇듯 간절할 때는 주문처럼 달고 살게 되지만 적당히 편안하게 물 흐르듯이 살아갈 때는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도 새해의 소원이라는 힘이 늘 내 안에 있었던 것일까.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고 6개월간의 군불 글쓰기를 무사히 끝마치고 지글챌 1기도 무사히 수료했다. 따지고 보면 꼬박 1년을 꾸준히 글을 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 출간도 해내고, 주머니 시에도 총 3개의 작품이 실렸다. 남들이 보기에는 티도 안 날 성과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아주 소중한 결과물들이다.      


 그럼 2024년에는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또 어떤 힘을 내 안에 심어 보는 게 좋을까. 아무래도 ‘중심’을 찾는 것이 2024년의 숙제일 것 같다. 유연하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나는 어떤 것을 중심으로 세워 뿌리내릴지를 알아야 한다. 특히 나는 워낙 귀도 얇고 우유부단한 사람이라 사람들의 말과 다양한 환경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라 더 단단하게 나만의 뿌리를 내려야 한다. 올해는 나를 잃지 않고, 가장 나다운 뿌리이자 중심이 무엇 일지를 반드시 찾아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소한 소원을 추가하자면 올해는 꼭 해외로 여행을 가고 싶다. 4월이면 나의 가장 소중한 여행 메이트인 여동생이 결혼한다.  그전에 같이 둘만의 추억을 제대로 남기고 싶다. 아무래도 동생일 결혼을 하면 또 다른 가족이 생기는 거니까 여행이 마냥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아직 우리끼리만 가족일 때, 진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혼자 떠나는 여행도 계획해 봐야겠다. 재작년부터는 생일에 혼자 여행을 갔다. 영덕 그리고 청도. 혼자서 보내는 생일이 나름대로 좋았다. 혼자 케이크를 불고, 혼자 사진을 찍고, 혼자 산책을 하고 혼자 옷을 여러 벌 갈아입는. 혼자서만 요란스러운 생일이 웃기고 즐거웠다. 그래서 올해는 해외에서 생일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색적인 곳에서, 낯선 이들과 새로운 추억을 쓰면서.     


 거창한 버킷리스트를 쓰던 때가 있었고, 늘 그대로 남겨져 있는 버킷리스트들에 시무룩해지던 연말도 있었다. 지금 나의 바람들도 거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새해 소원의 힘을 믿는다. 내가 잊고 있더라도 마음속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다. 2024년, 나는 중심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유연하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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