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실타래

[2]

by 필제



그 후 그 남자는

마치 피해 다니듯 빠르게 가게를 지나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있었다.


거참, 남자 소심하네 하며-


그 소심한 동갑 남자 손님은

딱 2주 뒤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행히 술에 취하지 않은 멀쩡한 모습으로.


난 보자마자 술 다 깼냐며 연실 웃으며 물어봤고

그 남잔 멋쩍은 듯 미안하다며 ,

페리카나 쿠폰을 한 장만 더 모으면 공짜로 먹을 수 있다며 9장을 건네주었다.

(아직까지 페리카나 9장은 그대로 있지만 쿠폰을 주는 마음이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곤 그 남잔 슬픈 소식이라며 대학에 떨어져 내일 내려간다고 했다.




몇 마디 나누는 건 가볍지만

그 마디 안에 서로의 마음을 옮길 실타래가 있다면

끊으려 하면 할수록 늘어날 뿐이었다.




순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위로를 해주기엔 카운터를 기준으로 서로 너무 멀리 서있기 때문일 수도.


이런저런 얘기를 끝으로 다음에 부산에 놀러 가면 연락하겠다 했지만

그 남잔 거짓말하지 말라며 투덜대며 연락처를 물어봤다.


그리곤

그 남자는 뒤돌아 나갔다.

마치 다신 안올것 처럼.



기분이 묘했다.

서서히 알아가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앞으로 보지 못한다는 전제가 밟히면 더 가까워질 수 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아 버리는 마음이



그날 밤


그것도 새벽 1시


자기 얘기 들어줘서 고맙다며

다음에 놀러 올 때 연락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그였다.



그날도 난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그저 그냥 부산 친구가 생겼다. 이 정도








매거진의 이전글일 년의 기억 속 우선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