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novo amor - from gold
겨울의 시기에 결국 세계는 얼어붙었다. 차가운 한기가 세상을 뒤덮었고 사람들은 추위를 피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겨울의 시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던 어느 날 세계 위로 누군가 걷기 시작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표면에 금이 갔다. 그는 자신이 세계 위를 걷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는 목적 없이 걷기만 했다. 걸을 때마다 세계엔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걷다 처음 걷기 시작했던 자리로 되돌아왔을 때 굉장한 소리와 함께 세계가 무너져 내렸다. 세계는 무너졌고 그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걸을 수 없어서 그는 날기 시작했다. 그는 높이 날아올라 무너져 내리는 세계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세계를 걷고 있는지도 모른 채 세계를 걸었고 세계를 깨고 있는지도 모른 채 세계를 깼다. 세계는 그런 식으로도 깨어질 수 있었다. 그는 친구들이 있는 동굴로 날아가 이 소식을 전했다. 전해 들은 친구들이 하나 둘 세계로 걸어 나왔다. 그들도 걷기 시작했다. 정처 없이 걷는 이도 있었고 한 방향으로 걷는 이도 있었고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는 이도 있었다.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던 이가 가장 먼저 세계에 구멍을 냈다. 그러나 세계엔 조그만 구멍이 생겼을 뿐이었다.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던 이는 자신이 만든 구멍으로 떨어졌다. 그는 걸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날 수도 없었다. 타락하는 인간에겐 날개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