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기묭

밥 먹어라

아빠가 말한다 밥 먹어라

아직 차리고 있으면서도 그래

밥 먹어라 밥 먹어라

가고 있어

가고 있는데도 그래

아빠는 말한다 밥 먹어라

밥 먹어라 밥 먹어라

엄마가 말한다 밥 먹어라

가고 있는데도 그래 엄마는 말한다

밥 먹어라

어른들은 말한다 밥 먹어라 밥 먹어라

가고 있는데도 그래 밥 먹어라

먹기 싫다는데도 그래 밥 먹어라

먹지 않겠데도 그래

밥은 이미 차려져 있다

내 말이 진심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는 듯이

어른들은 그렇게 나에게 밥을 준다

엄마 아빠가 죽기 전까지

어른들이 죽기 전까지

내가 죽기 전까지 나는

밥 먹으란 소리를 듣겠지

나의 투정에 엄마는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한다

나는 질린다는 듯 한숨을 한 번 쉬고

수저를 든다

밥 먹자




작가의 이전글그게 자라면 그것도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