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됐어

by 기묭


너는 새가 되고 싶은데

날 수가 없어서

하늘과 땅이

거꾸로 뒤집히기를 소망하는데

하늘과 땅이 뒤집혀서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어도

너는 땅에 있고 새는 하늘에 있어서

너는 새가 되고 싶은데

새는 하늘에 있고 너는 땅에 있어서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서 너는

여전히 새가 되고 싶은데

몸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봐도

너는 벌레라

의식하지 않아도

꿈틀거리는 다리를 바라보며

너는 새가 되고 싶은데

첫 낙엽이 지던 날에

너는 몸이 단단히 굳어

이젠 꼼짝없이 죽는구나

눈을 질끈 감았는데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굳었던 몸이 벗겨지고

등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고

날개가 파르르 떨리더니

너는 몸이 가벼워지는데

너는 이제 날 수 있는데

여전히 너는 새가 되고 싶어서

너는 이제 날 수 있는데

여전히 너는 새가 되고 싶어서

새가 무엇이길래

너는 새가 되고 싶어서

















매주 토요일(아마도), 짧은 이야기나 시가 올라와요. 늦은 저녁 어스름에요. 아마도요. 가능한 그러고 싶은 바람입니다. 짧은 바람이 아니라 길게 머무는 바람이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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