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짜기

by 기묭


잃어버린 것들을 건져내기 위하여 그물을 짭니다. 당황해서 허우적거리며 손을 저어 보아도 잡히는 것은 없고 다만 눈앞이 뿌옇게 흐려질 뿐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물밑으로 한발 한발 크게 몸을 휘저으며 어기적 어기적 걸어 나옵니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는 모릅니다.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는 모르지만 건져내야만 한다는 것은 뚜렷이 알고 있기에 저는 돌아갑니다. 그나마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곳으로 돌아갑니다. 자리를 깔고 앉아 그물을 짭니다. 귀찮은 일입니다. 귀찮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헐겁게 짠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귀찮지만 귀찮은 일이지만 귀찮더라도 촘촘히 짜야겠지요.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자리를 깔고 앉을 마음이 싹 가셨습니다. 마음이 동해야지요. 무엇이든 마음이 동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거리로 나가 길을 거닙니다. 산과 들, 바닷가를 거닙니다. 사람들이 보입니다. 삶의 형태가 곳곳에 새겨져 있습니다.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시선을 빼앗겨버리고 말았습니다. 빼앗겨버리는 것은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의 변덕에 따라 다시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잃어버린 것은 제가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여기서 저는 마음이 동하여 다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천천히 촘촘히 그물을 짜기 위하여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그렇게 그물을 짜기 시작한 지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딘가에서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귀찮게도 사는구나.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누군가가 낚시 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손에 든 채 저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것은 물고기가 아닙니다. 그럼 무엇을 잃어버렸냐고 묻자 저는 잃어버렸기 때문에 저도 모르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뚜렷이 알게 된 것입니다. 그물을 짜기 위해 잃어버렸던 것이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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