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2

plain jane

by 기묭


사랑니를 뽑았습니다. 한 달이나 전 일이지만요. 무서웠습니다. 마취를 했기에 아프진 않았습니다만 입을 벌린 채 코로 숨을 쉬라고 하는데 코가 막혀서요. 혀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다칠 수 있으니 힘을 빼라는 말을 들었고 무서운 상상은 저를 가득 채웠습니다. 몇 번을 손을 들고 멈추기를 반복한 끝에 겨우 빼냈습니다. 하는 김에 충치 치료도 받았고 월급은 반토막이 나버렸죠. 그러나 반토막이난 월급은 근로장려금이 지급됨에 따라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그래도 나간 돈이지만 근로장려금은 예상 범주에 없었기 때문에 아무튼 나간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겠죠. 너무 계산적으로 살지 맙시다. 이게 계산적이라는 것이라구요? 우리는 사용합니까? 같은 나라 한국어를. 오오 goodbye goodbye goodbye.

이사도 했습니다. 같은 건물이지만요. 고장 난 에어컨의 수리 유무를 묻기 위해 주인아주머니에게 전화를 덜컥하고 걸었다가 물었습니다. 고쳐줄 것인데 혹시 방을 옮기고 싶다면 그리하라고. 물었죠 덥석. 청소도 되어있는 새 방이라니 에어컨도 새로 달고 무엇보다 이곳은 옥상입니다. 옥탑방이라고 하기엔 방이 세 개나 나란히 붙어있습니다만 아무튼 옥상인 것입니다. 베란다를 활용할 수도 있으니 빨래도 마음껏 널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은 하나의 건조대를 두고 4명이서 눈치를 보았드랬죠. 오오 goodbye goodbye goodbye.

새 방으로 왔더니 모기가 많아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딘가 창에 구멍이라도 난 것인지 모기가 들끓어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전 방에서 계속 지냈더라도 슬슬 모기가 많아질 타이밍이었던 건지 이 방 어딘가에서 모기가 날아드는 것인지. 혹은 옥상이라 그런 것인지. 맞은편 집 옥상에 가꾸어져 있는 여러 작물들 때문인지. 맞은편 집 옥상 때문인 것 같으니 불을 질러 싹 태워버려야겠습니다. 그러나 불을 지른다고 해결될 문제라면 대부분의 것들은 열정만으로 대부분 해결이 되었겠죠. 열정만으로 해결되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태워버리고 재가 되고 거름이 되어 싹을 틔우고. 태울 것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뭐라도 태워야겠죠. 저라도 태워서 재가 되어야겠는 말은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은 하지 맙시다.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입니까?

오오 goodbye goodbye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