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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Oct 25. 2018

지금껏 알지 못했던제주를 발견하다

Discover JEJU

디스커버제주의 김형우·허진호 대표를 만나기 전 홈페이지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제주의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특히 “지금껏 알지 못했던 제주를 발견하다”라는 홈페이지의 메인 카피를 보면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제주 본연의 모습과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궁금증은 기대로 돌아왔다. 다음 제주여행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광지나 최근 붐이 되어버린 카페·맛집투어가 아닌 제대로 된 제주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디스커버제주, 과연 이 작은 스타트업이 제주여행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하다


디스커버제주는 대학 동기인 김형우·허진호 대표가 함께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김형우 대표는 서울에서 금융 회사에 다녔었고, 허진호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건너가 음악, IT 관련 일 등을 했었다. 이런 두사람이 어떻게 다시 만나 제주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주’는 두 사람에게는 계속해서 살고 싶은 지

역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귀농을 꿈꿨어요. 그래서 귀농학교도 다니고 양봉도 배웠지요. 제주를 선택했던 이유는 여러 번 제주여행을 다니면서 은연중에 나중에 내가 살 곳은 제주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진호가 한국으로 돌아왔고 제주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죠.”


복잡한 서울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김형우 대표는 허진호 대표와 다시 인연이 닿으면서 제주에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무렵에 부모님이 제주에서 살겠다며 이곳에 집을 지으셨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주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육지로 돌아갔고, 제가 제주에 내려와 살게 되었지요. 미국에서 여유롭게 살다보니 복잡한 서울이 갑갑했던 것 같아요. 아내도 서핑을 좋아해 제주에서 살자고 했을 때 흔쾌히 동의했죠. 그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 어떤 일이든 시작해야 했어요. 그때 형우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했어요.”


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2016 관광벤처기업 공모전’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운이 좋은 건지 정말 아이디어가 좋았던 건지 ‘제주야생돌고래 탐사’로 공모전에 참여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한국관광공사 예비관광벤처에 등록되었고, 이듬해인 2017년에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기업과 제주혁신센터 보육기업에 선정되었죠.”




제주 체험 여행 전문 플랫폼


디스커버제주는 제주의 숨겨진 재미를 발견하는 ‘제주체험 여행 마케팅 컴퍼니 플랫폼’을 추구하는 마케팅회사다. ‘로컬Local’에 초점을 맞춘 제주 체험 여행 프로그램을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예약을 도와준다.


“요즘 제주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의 여행 스케줄을 보면 정말 일관되잖아요. 유명 관광지에 줄지어 들어가 관람하거나 카페·맛집투어가 주를 이루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제주도 사람들의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즉 제주민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김형우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디스커버제주는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판매한다.


“요즘 유행하는 여행 플랫폼과 다른 점이자 우리만의 강점은 바로 차별화된 ‘콘텐츠’인 것 같아요. 야놀자, 여기어때, 호텔엔조이 등 대부분의 여행 플랫폼은 IT에 집중되어 기존에 있던 상품을 대신 예약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게 전부라면 디스커버제주는 ‘마케팅’에 중점이 되어 있어요. 직접 체험 프로그램 개발부터 마케팅과 예약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제대로 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제주는 3년 동안 30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여기서 성공한 모델들이 축적되면 목포, 전주, 남해, 춘천 등 전국 도시별로 체험 여행 플랫폼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허진호 대표는 밝혔다. 


“관광 사업에 최적화된 제주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면 육지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다른 여행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로컬 프로그램과 같은 우리만의 독보적인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다면 충분히 승산 있죠.”



지속가능한 지역밀착형 프로그램


그렇다면 디스커버제주가 기획한 체험 여행 프로그램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바로 재주 많은 제주 사람들이 직접 기획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시성, 일회성, 소모성으로 반짝하고 마는 축제나 시설이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제주의 관광객은 증가했지만 농어민들에게 그 수혜가 돌아가진 않더라고요. 저희는 제주 농어민들이 주체가 되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첫 번째 기획 상품인 ‘제주 야생 돌고래 탐사’는 최근 제주 내에 설 자리를 잃었던 레저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돌고래 탐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주 바다를 잘 아는 토박이 선장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 유익하더라고요. 특히 제주 전역을 탐사해 찾아낸 관측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인 제주 남서부 연안에서 야생 돌고래를 만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제주민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제주 전통 낚시법인 ‘고망낚시’가 그 주인공으로, 제주 토박이 들이 어린 시절 바다에서 친구들과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잡은 물고기를 고구마나 감자와 함께 장작불에 구워먹었던 과정을 여행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한편 이주민이 주체가 된 프로그램도 있다. ‘마음여행’은 이겸 사진심리 상담사와 함께 기획한 여행자를 위한 사진 치료 프로그램으로, 심리치료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직접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통해 본인의 내면을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밖에도 볼레낭개 호핑투어, 서핑 라이프, 위미 밤바다 한치 배낚시, 제주 오프로드, 월령포구의 하루, 에코 드럼써클 등 다양한 제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지원사업이나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제주혁신센터 입주기업과의 협업


디스커버제주는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기업과 제주혁신센터의 보육기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제주혁신센터의 보육기업에 선정되면서 가장 좋은 것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지역 내 창업이나 지원 사업, 입주기업 등 다양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한국관광공사의 마케팅 지원은 전국구 단위이지만,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제주 내에서의 마케팅이 절실하거든요. 아마도 이 부분에 있어 제주혁신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제주혁신센터의 입주기업인 워크시네마와 협업으로 홍보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제주혁신센터의 입주기업이다 보니 신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원하는 퀄리티의 홍보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형우 대표는 제주혁신센터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현재 센터에서 스타트업 육성 및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아직 ‘홍보마케팅 지원’은 부족한 것 같아요.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지원사업이나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제주 출신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김형우·허진호 대표. 아직은 미약하지만 디스커버제주처럼 지역 살리기를 실천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긴다면 그들이 꿈꾸는 제주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굳건한 신념으로 제주 관광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디스커버제주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제주를 제대로 즐기는 필수품 ‘쪼리’ _  김형우·허진호 대표의 애장품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살다보면 편안하게 슬리퍼나 쪼리를 신고 다닐 수 없잖아요. 이 쪼리를 신고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 제주에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그것을 실천 중입니다. 디스커버제주의 일과 놀이를 축약할 수 있는 ‘쪼리’. 지금은 이 작은 신발 하나가 저희의 애장품입니다. 편안히 쪼리를 신고 제주를 즐기고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은 한동안 벌이가 시원찮아도 마음만은 마냥 행복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편집실 | 사진 황성규, 디스커버제주




*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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