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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Jan 16. 2019

삶을 위한학교, 덴마크폴케호이스콜레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는 덴마크의 전통적인 교육 제도로, 이 교육의 핵심 요소는 ‘학교에서의 삶 그 자체’이다. 전반적인 교육 가이드라인 안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교과목과 수업을 듣는 이곳의 학생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적 주체로 인정받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임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를 운영하는 양석원 대표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나라 미래 인재교육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학교에서의 삶이 일상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폴케호이스콜레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학생들과 교사가 오랫동안 함께 지내게 되는데, 학생들은 첫 대면을 통해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전혀 다른 사회적 배경, 나이, 지역에서 온 사람이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자원이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삶을 위한 학교(School for life)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는 북유럽 덴마크의 독특한 전통적인 교육 제도로, 일종의 비공식 성인교육(non formal adult education)을 갖춘 교육기관이자 학교이다. 현재 폴케호이스콜레는 덴마크의 작은 마을이나 농촌 지역 총 75군데 세워졌으며, “아이들이 ‘학교를 위한 삶이 아닌 삶을 위한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19세기 덴마크의 교육가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Severin Grundtvig)의 철학을 지켜오고 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기숙학교로 운영되며, 모든 학생과 교사들이 교육 기간 동안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면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자연스럽게 작은 규모의 ‘사회(microcosmic)’를 형성해 학생들의 삶, 인생 그 자체를 위해 교육을 시행한다. 폴케호이스콜레가 왜 특별한 학교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르치는 교과목 그 이상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들은 법에 따라 ‘전인교육(general broadening education)’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존의 학교들과 경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 학교들은 성적 혹은 점수를 매기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특정한 직업교육을 제공해서도 안 된다. 그들의 주된 과제는 ‘학생들의 삶을 위해 교육하는 것’이다. 즉, 개인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오늘날 덴마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인구 577만 명의 덴마크에는 약 70개의 폴케호이스콜레가 있으며, 대부분 농촌 지역이나 작은 마을에 위치하여 있다. 폴케호이스콜레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분위기이다. 폴케호이스콜레의 한 교사의 말을 빌리자면 “학교의 임무는 문화가 현실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폴케호이스콜레는 교육기관이자 학교이다. 그리고 이는 일상에 영향을 반드시 미치게 된다. 기존의 교육시스템 안의 학교들과 이 학교가 다른 점은 폴케호이스콜레는 교과목, 교수 방법 그리고 학급 유형을 마음대로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학교들은 그들이 믿는 철학과 이념에 따라 자유롭게 수업을 구성하고 디자인할 수 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기존의 학교들과 달리 장기간의 수업시간, 비전통적인 교과목, 학제간 교육(interdisciplinary studies),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교과목, 혁신적인 교수 방법, 소규모 연구회, 워크숍,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수업 내용의 다양성에 있다. 존재 그 자체 즉,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삶’은 모든 주제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 어떤 테스트나 시험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매우 다양한 분야의 교과목을 다루는데 이와 같은 다양성은 덴마크 교육시스템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 음악과 연극에 집중하는 학교, 예술과 공예 중심의 학교, 국제개발 원조에 집중하는 학교, 생태·자연·환경보호에 집중하는 학교, 촬영과 영화 제작에 전념하는 학교도 있다. 일부 학교는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기도 하지만, 법률에 따라 수업의 절반은 일반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하루 종일 음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폴케호이스콜레에서의 삶(Life at a folkehøjskole)


학교에서의 삶이 일상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폴케호이스콜레의 특징일 것이다. 학생들과 교사가 오랫동안 함께 지내게 되는데, 학생들은 첫 대면을 통해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전혀 다른 사회적 배경, 나이, 지역에서 온 사람이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자원이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폴케호이스콜레의 주요 혜택 중 하나는 공동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간의 문화교류이다. 폴케호이스콜레에서의 시간은 이후 그들이 교육을 계속하는 발판이 된다. 해외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의 국제적인 환경은 단단한 네트워크와 평생의 친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교사와 학생들은 공동 회의에 참석하여 활동의 범위와 내용을 토론하며 다양한 활동을 계획한다.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각 개인은 하루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된다. 합창, 스포츠, 오토바이 여행, 새로운 친구, 로맨스 혹은 결별, 심야에 걸쳐 이어지는 토론,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다른 곳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활동이 학교 안에서 일어난다.



한 사람의 폴케호이스콜레에서의 경험


폴케호이스콜레에서의 나날은 굉장히 사회적이다. 단순히 ‘사회적’ 그 이상의 것이다. 나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관용 그리고 사람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배웠다. 가면 뒤에 있는 사람 그 자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마도 폴케호이스콜레의 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24시간 동안 같이 살고, 일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순간 그 가면이 떨어지게끔 한다. 그때 당신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알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가끔 나는 굉장히 발가벗겨지고 약한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나는 나 자신으로 있어도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교육과정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운 마음에 진정한 나 자신을 보이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표면적인 모습 외의 나를 알아가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폴케호이스콜레에서 머물고 나서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좋을 때든 나쁠 때든 그저 나 자체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남들도 그러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양석원


現)열린옷장 사외이사 / 자유학교 공동운영자

前)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팀장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겨울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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