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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May 26. 2019

[만나 CEA] 물고기가 살고 있는 채소밭


카이스트 출신의 젊은 농사꾼들이 만든 ‘만나CEA’는 기후변화와 고령화로 침체기를 겪던 농업계에
물고기 양식을 통한 수경재배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기술 개발은 기본,  신선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 ‘만나박스’, 공유 농장 ‘팜잇’을 운영하며 농업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다방면에서 재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만나CEA는 올봄 제주에서 카카오, 한국콜마, 국립생물자원관과 연합해 자생식물 증식 연구로 농업 성공기 시즌 2를 이어간다.




카이스트 출신 농사꾼이 만든 아쿠아포닉스 스마트팜, 만나CEA 

만나CEA는 ICT와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아쿠아포닉스(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의 합성어)’ 농법을 보유한 스마트팜 벤처기업이다. 충북 진천에 자리한 이들 농장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수경재배로 건강한 채소를 키운다. 수경재배는 밭에 물을 채워 물고기를 풀어놓으면, 물고기 배설물의 영양분을 채소가 흡수하며 자라고, 그 채소가 정화시키는 물에서 다시 물고기가 살아가는 선순환 농법이다. 여기에 재배에 최적화된 상태를 조성하기 위해 블루투스 저전력 제어 시스템, 음성 명령 제어, 빅데이터 기반의 온실 환경 제어 모델 예측 등 차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이토록 영리하고 친환경적인 농장 시스템은 카이스트 출신의 박아론, 전태병 대표가 구축했다. 2013년 만나CEA 설립 당시, 두 대표는 20대 중반이었다.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과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유망 산업이기는커녕 외면당하기 일쑤인 농업에 뛰어든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릴 때부터 자연과 생물, 농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구온난화를 포함함 기후변화와 고령화 등 농업의 근본적인 문제가 현실화되는 이 시대야말로 농업 혁신이 필요한 때라 생각했습니다. 만나CEA는 유전자 조작이나 LED를 활용하는 밀폐형 컨테이너 식물 재배 방식 대신, 친환경적이면서도 잘 통제된 환경 제어 기술, 데이터 활용 기술, IoT 농업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만나CEA가 지난 7년간 이루어낸 성과는 다음과 같다. 충북 지방 중소벤처기업청 선정 - 수출유망중소기업,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선정 - 중소기업 R&D 우수 사례 최우수기업 선정. 이외에 정부 산하의 각 기관과 연구소 등지에서 ICT 사례 기업, 4차 산업혁명 성공 사례 대표 중소기업, 아쿠아포닉스 스마트팜 국내외 선도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더불어 중동과 러시아 등지로 스마트팜 시스템 통합 솔루션을 수출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착실히 쌓아 올린 화려한 이력은 그간의 노력을 증명한다. 만나CEA는 농업 기술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농작물 정기 배송 서비스 ‘만나박스’를 운영하며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만나농장을 통해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키운 허브, 잎채소, 상추 등 싱싱한 작물을 뿌리째 배송한다. 만나농장 주변 농가의 농산물도 함께 판매하며 지역 농가의 유통을 돕고 상생한다. 공유 농장인 ‘팜잇’을 론칭하기도 했는데,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농업 투자자를 모집해 충북 진천의 만나농장 부근에 대규모 공유 농장을 건설했다.


충북 진천의 만나CEA 농장에서 재배중인 채소, 샐러드, 잎채소, 허브류 등 외국계 채소 10여종이 자라고 있다. 



제주에서 국내 자생식물 자원화 연구를 시작하기까지

올봄 만나CEA는 제주에 스마트팜 연구 시설을 구축했다. 농업 기술 개발부터 농장 엔지니어링, 투자자 모집, 농산물 유통 판로 개척, 마케팅까지 두루두루 잘해내는 이들은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콜마, 카카오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들 연합은 국내 자생식물 연구와 자원화를 위해 한 발 내디뎠다. 이미 만나CEA는 한국콜마와 함께 2년간 ‘식물 공장에서 재배한 수생식물을 이용한 항노화 화장품 개발’을 주제로 신소재 개발에 힘써왔다. 화장품 원료로 쓰일 우리나라 고유종 식물 발굴은 물론 원료 개발, 제품화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여기에 고유종에 따른 재배 기술과 품종 정보를 보유한 국립생물자원관이 합세해 연구를 돕는다. 특히 제주에 본사를 둔 카카오의 합류가 눈에 띈다. 농업이 활성화된 제주에 다양한 실증 연구 사례가 많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도내에 화장품 제조업체가 많기에 이 프로젝트가 지역 협력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카카오와 만나CEA가 공동으로 자생식물을 연구하고 있는 제주 스마트팜

실제로 카카오는 제주시 영평동에 농장을 마련, 지역 상생의 일환으로 일반 농가에 모종을 보급하고 다양한 작물을 연구하며 대체 농업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있었다. 카카오는 자생식물 자원화 연구를 위해 농장 부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IT 기업답게 온라인 홍보와 마케팅을 맡는다. 이 연구에서 바이오 산업의 원료가 될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만나CEA는 일반 농가의 고유종 재배 상용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고유종별 재배 기술과 품종에 대한 정보를 갖추었지만, 일반 농가에 보급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요. 동일한 환경 제어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만나CEA가 정밀한 환경 제어를 조성한 기술을 개발해 고유종과 멸종 위기종 재배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합니다.”


탄탄하게 입지를 다지면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농업 혁신의 길을 걷고 있는 스마트팜 벤처기업 만나CEA가 제주 농업 환경이 갖춰야 할 기술력으로 꼽는 것은 무얼까. 


“제주는 눈과 바람이 많지만 기후가 온화합니다. 이러한 기후를 활용해 시설 재배 작물을 특화한다면 육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겨울철 농산물 가격 폭등 시기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겁니다. 더불어 제주는 토양 대부분이 현무암 지대로, 농사에는 적합한 토질 환경은 아닙니다. 따라서 토질에 상관없이 경작할 수 있는 수경재배를 도입한다면 산간 지역과 해안 지역에서도 농사를 짓고 생산성을 높이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고 전했다.

각종 유기물이 섞인 물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은 물고기가 배설물을 배출하면 그 배설물이 비료가 되어 채소를 건강하게 키운다.



*J-CONNECT 매거진 2019년 봄호(Vol.9)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수정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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