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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May 26. 2019

[혼디모아] 진행형인 또 다른 혁신

이심전심 농심(農心)

이제는 농업 혁신을 한층 확대해 보다 확장된 영역에서 볼 차례다. 농업과 더불어 오름세를 보이는 수산업과 축산업의 혁신 콘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혼디모아 강명수

혼디모아 강명수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기 입주기업 ‘혼디모아’의 강명수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농업 기기를 개발하기 전에는 감귤 농사를 지었고, 훨씬 전에는 사진가로 활동했다. 그이는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지자 2010년 무렵 제주로 돌아와 감귤 농사를 이어받았다. 농사 현장에서 겪은 불편을 해결하려 농기구를 만든 것이 창업으로 연결됐다. 강명수 대표가 만든 농약 수위 조절 장치(일명 통들이)는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스프링으로, 농약 탱크 하부에 설치해 탱크 내 약 잔류량에 따라 자동으로 기울기가 조절된다.


 “농약 탱크에 농약이 얼마 남지 않으면 잘 나오지 않거든요. 그러면 귤밭 한가운데서 일하다가 뛰어가서 탱크를 들어 올리죠. 농사일로 한껏 지쳐 있는데, 70~80kg에 육박하는 농약 탱크를 들어 올려서 기울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저에게 농약 탱크 드는 일을 시켰어요. ‘농약통 좀 들어라’ 하는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었다고요.(웃음)”


설계 후에는 한번도 다룬 적 없는 용접기와 절단기를 끼고 살았다. 반년쯤 지났을 때 ‘통들이’가 완성됐다. 피, 땀, 눈물을 흘려본 농부의 경험을 오롯이 담은 ‘통들이’를 본 농민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건 당연지사. 핀 스프링과 코일 스프링의 성질을 이용한 ‘통들이’를 농약 탱크에 부착하면 최대 30cm까지 기울일 수 있다. 2013년에 나온 아이디어는 2015년 10월 제품으로 출시됐다.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나씩 팔았는데, 어느 날 ‘통들이’를 베낀 제품이 시중에 나온 것을 알았다. 특허 등록과 함께 사업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부터는 각종 창업 대회에 출전했다. 


2016년 7월 ‘혼디모아’를 시작, 2017년 11월 ‘농수산식품 창업콘테스트 나는 농부다’에서 4등을 차지했다. 이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기 입주, 농림수산 식품기술기획평가위원회 기술 사업화 지원 사업 선정 등의 성과를 냈으며, 그간 특허 출원 건수만 11건(올해 3~4건이 추가된다)이다.


“농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통들이’가 어디에, 어떻게 쓰는 건지 자세히 설명해야만 이해하죠. 하지만 농사꾼들 앞에서 이야기하면 하나같이 저더러 장하다고 해요. 저는 농업의, 농민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창업가가 되고 싶어요. 이미 농업 인구는 고령화와 감소 문제를 겪고 있죠. 이건 국가 산업의 근간인 농업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문제예요. 결국 농업에 필요한 요소는 기계로 대체될 테고, 자동화가 대신할 거예요. 저는 농민들, 농업에 밀접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일 역시 농업 혁신이라고 생각해요. ‘한데 모여’라는 뜻의 제주어로 회사 이름을 정했는데, 여럿이 모여서 함께하자는 뜻이죠. 앞으로 제조업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 창업가가 나오길 바라요.”



통틀이의 기본원리중 하나인 지렛대 원리

혼디모아는 농약 수위 조절 장치를 발판 삼아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적정량의 농약을 공급하는 기계와 와이어를 이용해 농작물에 농업용수와 농약을 살포하는 장치 등을 개발 중이다. 제초제, 살균제, 살충제가 없는 농업 현장을 꿈꾸는 강명수 대표는 이를 실현시킬 다양한 기술이 농민과 우리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것을 믿는다.






*J-CONNECT 매거진 2019년 봄호(Vol.9)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수정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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