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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Jul 18. 2019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제주 관광산업을 바꾼다

전정환 센터장 칼럼 

지역 관광의 발전은 지역이 지닌 매력적인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창업가가 있을 때 가능하다. 



오사카의 청년 창업가 겐타로 수타는 일본인과 말레이시아인 혼혈로,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창업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겐타로 수타가 ‘프리플러스FreePlus’를 창업할 때만 해도 일본 지역 관광산업은 철저히 내수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기존 지역 관광 주체는 외국인이 지역에서 느끼는 매력은 무엇인지, 지역을 여행할 때 어떤 것을 원하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며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동남아의 1000여 개 에이전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외국인이 체험하고 싶어 하는 일본이 무엇인지 분석해 이를 사업화했다. 이후 프리플러스는 일본 관광산업의 성장과 함께 355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일본 정부는 인구 감소와 지방 쇠퇴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2013년 ‘관광입국’ 전략을 수립하고, 총리 주도로 ‘관광입국 각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년 6월에는 공유 숙박업을 양성화할 수 있도록 ‘주택민박사업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 개혁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861만 명에서 2018년 310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은 3500만 명, 

2020년 4000만 명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방문객이 2010년 880만 명에서 2018년 1534만 명으로 1.74배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3.6배 증가한 일본에 비하면 증가세가 절반 수준이다. 일본이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양적 성장을 이룬 반면, 한국은 중국인 단체 저가 관광객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양적 성장에 집중한 결과 자본 중심의 관광산업이 육성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산업을 질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문재인 정부에서도 일반 여행업 자본금 등록 기준을 1억 원으로 완화하는 등 관광 스타트업을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흐름의 핵심 키워드는 '새로운 연결'이다.
겐타로 수타가 일본의 지역과 동남아 여행자를 연결했듯
 제주는 다양하고 새로운 연결이 필요하다. 



제주는 그동안 한국 관광산업의 선도자였다. 1980년대에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으며, 2000년 이후에는 힐링 여행 등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생겨나며 한국의 대표 여행지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저가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과 이를 위한 개성 없는 숙소의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저가 항공이 증가하고 수도권에서 속초, 강릉 등 강원도 여행지의 교통 편의성이 증대하며 제주를 대신하는 대체 여행지가 속속 생겨났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단체 관광객마저 줄면서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관광의 질’과 ‘부가가치’, 그리고 실제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제주 지역 정체성을 살린 관광 스타트업이 지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는 시차를 두고 양적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관광산업은 제주도민의 일과 삶에 있어서 연결성이 부족했고, 자본 중심의 정략적 개발에 치중되어 있었다. 이제는 제주 도민이 주체적으로 자신과 지역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혁신 창업가와 함께 지역성을 살리면서 질 높은 관광객을 유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미 그러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언제나 위기가 전환의 기회가 된다 



제주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 상품을 지역 주민과 만들어가고, 원도심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건물을 보존하고, 동시에 국내외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지역 주민이 키운 로컬 푸드와 여행자, 지역 콘텐츠를 프로그램화해 여행자와 연결하는 등 제주 관광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제주의 관광 스타트업은 각종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혁신의 길을 가고 있다. 일례로 국내 일반 여행업 등록을 위한 자본금 기준은 1억 원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법에서 정한 기준은 3억 5000만 원으로,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 육지에서는 관광진흥법으로 한옥 체험업이 가능해 전주 한옥마을 등이 훌륭한 관광 콘텐츠로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법은 제주 전통 가옥을 숙박업과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스타트업은 앞장서려 하는데, 제도는 30년 전 프레임에 얽매여 있다. 제주 관광자원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며, 우리나라의 관광 트렌드를 이끌어갈 힘을 갖고 있다. 앞으로는 미래 가치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미 스타트업은 제주의 정체성을 살리며, 미래를 여는 관광 혁신을 시작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책과 제도의 혁신이다. 



제주 스타트업은 어떻게 제주 관광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J-CONNECT 매거진 2019년 여름호(Vol.10)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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