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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ug 05. 2019

여행과 선행의 앙상블<푸른바이크쉐어링>

'착한여행'이 대세 

차를 빌려서 남들 다 가는 곳을 따라가는 여행이 아닌, 풍경의 속살을 파고들고, 산과 바다와 마을을 넘나드는 올레를 거닐며, 로컬이 가진 날것의 이야기와 콘텐츠를 경험하는 여행법이 바야흐로 요즘 대세다. 게다가 이런 여행의 묘미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데 있다. 재미와 의미를 획득하며, 제주 여행업계에서 ‘착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주자들을 만나본다.



누구나 맘속에 그리는 ‘제주’가 하나쯤 있는 법. 두고두고 담아놓는 휴식처이자 안식처 제주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찾는다면 바로 ‘바이클린’이다. 자전거(bike)로 여행하고, 쓰레기를 줍는 활동(clean)의 합성어인 바이클린은 ‘소확행’을 충족시킬 만한 여행법이다. 게다가 바다와 산과 오름, 마을 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은 첫손에 꼽는 매력이다. 바이클린의 행동대장이자 사회적 기업 푸른바이크쉐어링의 김형찬 대표는 2011년 자전거 대여 사업을 시작했는데, 여기에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가미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중학생들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왔고, 제가 인솔해서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여행했어요. 북촌포구에 갔는데, 쓰레기가 수북한 거예요. 거기서 기념 촬영을 하려는데, 학생들이 갑자기 쓰레기를 줍더라고요. 어른 같으면 카메라의 각도를 살짝 돌려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사진을 찍을 텐데 말이죠. 해변의 쓰레기를 줍는 청소년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본 장면이 저에게는 영감이 되었죠.”

김형찬 대표는 도청의 환경 교육에 관련한 부서를 찾아다녔고, 틈틈이 쓰레기에 대해 공부했다. 그리고 2017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면서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바이클린이 전격 시작되었다. 그동안 바이클린이 제주에서 달려온 자전거 로드는 약 1만3000km로, 총 41회, 670명이 참여했다(2019년 6월 현재). 바람이 거센 한겨울을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바이클린을 진행한다. 웹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신청이 확정되면 약속한 날짜에 맞춰 장소에 모인다. 이때 자전거는 참가자가 준비하거나 푸른바이크쉐어링에서 대여할 수 있다. 


자전거에 대한 안전 수칙과 운행법, 구간에 대해 미리 숙지한 후 도열해 자전거 길을 달린다. 앞뒤로 바이클린 스태프가 배치되기에 자전거 타는 데 서툴러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는 도중에 쓰레기가 보인다고 해서 바로 줍는 것은 아니다. 차가 다니는 길에서는 이런 행동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약속한 지점에 참가자가 모두 모이면 쓰레기 봉투를 나눠 받고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다. 쓰레기를 줍는 장소는 대부분 해변이다. 30분에서 1시간가량 쓰레기를 줍는데, 참가자를 팀으로 나누어 플라스틱, 캔, 유리, 스티로폼을 각각 줍게 한다. 그리고 꽉 찬 쓰레기봉투는 마을 내 클린 하우스에 버린다. 쓰레기에 대해 공부한 김형찬 대표에 따르면 해변에서 주운 쓰레기는 염분이 있는 바닷물에 닿았기 때문에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하기에, 바이클린을 통해 수거한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기 일쑤다. 바닷가를 청소한 참가자들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시작점으로 되돌아간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 자전거를 타되 쉬엄쉬엄 다니기 때문에 풍경을 감상할 여유는 넉넉하다. 한 회의 코스를 도는 데 2~3시간 걸린다. 참가자 모집 시 코스의 난도를 공지해 혹은 여행할 목적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10명 이상 단체는 자체적으로 신청 가능하며, 자전거와 헬멧 등 기본 장비 또한 자전거와 함께 대여 가능하다. 쓰레기로 얼룩진 자연에 빚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착한 여행 바이클린은 앞으로 제주는 물론 전국 투어로도 발길을 넓힐 예정이다.




푸른바이크쉐어링/purunbike.modoo.at/064-721-0333



*J-CONNECT 매거진 2019년 여름호(Vol.10)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수정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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