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창업 생태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올해 취임 3기를 맞았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도내 창업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하고,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죠. 전정환 센터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습니다.
3기 연임을 축하드립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센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쭉 함께했지요.
어느덧 5년이네요. 첫 임기는 2년이었고, 두 번째 임기 3년을 지냈고, 올해부터 다음 3년까지 함께하게 됐습니다. 일을 시작할 때 제주 창업 생태계의 토대가 없다시피 했지만, 지난 5년간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서 무척 보람찼습니다. 첫 임기 때는 민간에서 저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을 수립하고 운영해나갔습니다. 두 번째 임기 때는 제주 스타트업들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드머니 투자 등 액셀러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제주에 맞는 다양한 지역 혁신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하면 제주의 혁신 창업 생태계가 성숙한 단계로 올라서는 데 일조할 수 있을까, 구상 중입니다.
지난 임기 동안 지역 문제 인식과 해결에 변화를 이끌었다고 자신할 만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회를 여는 것은 센터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부처, 기관, 스타트업,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약하고 협력해야 가능합니다. 이에 센터는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와 2년여를 협력해 지난해 말 (구)제주지방기상청사 건물을 재생한 제주 원도심 혁신창업거점인 ‘W360’을 열고, 다양한 지역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시드머니 투자입니다. 지역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센터는 전국 센터 최초로 지방정부 출연금으로 시드머니 투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총 11개 기업에 투자했고,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 그리고 정부의 앤젤투자 매칭 펀드에 의한 후속 투자로 35.3억 원을 유치했습니다. 제주에서 투자 생태계를 진일보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기회를 여는 것은 센터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부처, 기관, 스타트업,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약하고 협력해야 가능합니다.
꾸준히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요.
지역의 인재 육성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개발자가 필요해 ‘SW 개발자 양성 과정’을 만들어 몇 년간 운영했지만 아쉽게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까지는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작년에 혁신 인재 육성 기관인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생겨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 하나는 리모트워크입니다. 센터 설립 때부터 제주가 원격 근무로 운영하는 기업과 인재에게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센터는 ‘디지털 노마드 밋업’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작년에는 책 <리모트워크로 스타트업>을 출간했죠. 제주 내 리모트워크 문화 확산에 일조했지만 지난 5년간 실제 기업 수는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리모트워크가 전 세계에 확산될 겁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전면적인 원격 근무를 선언했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제주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거라 예상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 중 앞으로 비중 있게 다루고자 하는 영역은 무엇인가요.
제주의 미래산업과 농수산, 관광 등 기존 사업을 조화롭게 융합하려 합니다. 센터는 공공 액셀러레이터로서 다양한 부처와 기관과 보육기업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할 겁니다. 또 70년 역사를 가진 (주)한라산과 같은 제주 기업과 스타트업, 로컬 크리에이터가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로컬 크리에이터에게는 제주의 기존 산업과 주력 사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이번 임기에는 도내 여러 소관 부서와 의회, 기관과 로컬 크리에이터의 이해와 협력을 강화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신산업에 속하는 빅데이터, 전기차,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키울 겁니다.
현재 스타트업 신에서 제주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 보는지요.
산업의 다양성화로 서로 연결되고 융합되는 겁니다. 그리고 도민들이 스타트업 투자자로 나서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지닌 세대가 공존하는 데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제주는 감귤과 관광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다 못해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기존 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세분화되고, 크리에이티브하게 변모해가고 있지요. 센터의 역할은 현재의 다양성을 더욱 넓히고, 그 가운데 기존 산업체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촉진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센터의 역할은 현재의 다양성을 더욱 넓히고,
그 가운데 기존 산업체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촉진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센터가 추진하고자 하는 굵직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시드머니 투자 사업에 이어 ‘개인투자조합’을 만들 예정입니다. 기관, 지역민 등과 함께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죠. 2년간 11개 기업에 시드머니 투자를 진행하면서 많은 역량이 축적됐습니다. 감귤 농장주나 제주 출신 사업가와 같은 지역 자산가가 펀딩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제주 자원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단계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 제주의 신산업이 다음 세대로 잘 계승되도록 밀레니얼 세대에 기회를 열어 주고 싶고요. 또, 제주시 로컬크리에이터의 생태계를 형성할 겁니다.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양한 지역 혁신 싱크탱크, 로컬 게더링, 리노베이션 스쿨 등을 운영하며 제주 원도심 내 혁신 창업 거점 W360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티브 시티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세대를 연결하는 허리 역할을 하는 이들이 주축이 된 혁신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40대의 몇몇 제주 출신 사업가와 만났는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제주의 다음 세대를 열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중간 그룹을 만들면 어떨까 해요. 이들의 도움으로 제주의 경쟁력이 강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기획 및 발행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제작 콘텐츠그룹 재주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