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전기차 보급을 선도하는 제주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로 규제자유특구에 선정됐습니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이후, 섬 안팎에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전기차 충전 서비스로 혁신을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 ‘차지콘’을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타코프’는 전기차 충전 콘센트를 개발하기 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전력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였습니다. 다양한 전기 기기의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던 중 전기차에 고유한 흐름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전기차 충전기를 감별하는데, 패턴을 적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마침내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이와 관련한 기술 제안 문의를 받았고, 스타코프는 표준 전압 220V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콘센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지요. 심사위원의 뜨거운 호응으로 연구 과제로 채택돼 차지콘을 개발했습니다.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 개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전기는 어디에나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반 주차장 콘센트에 전기차 충전용 플러그를 꽂으면 엄청난 비용이 부과돼 건물주나 공동 입주자에게 피해를 끼치죠. ‘왜 일반 콘센트로는 충전을 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일반 콘센트에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를 부착하면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이르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표준 전압 220V 콘센트에 인공지능, IoT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판단했습니다.
차지콘의 작동 원리가 궁금합니다.
먼저 220V 콘센트 혹은 전기가 흐르는 곳에 차지콘을 부착합니다. 그리고 플러그를 꽂으면 초당 20회 정도 전기 사용 패턴을 인식하는 샘플링이 진행되는데, 이때 전기차 부하인지 가전 기기 부하인지 확인합니다. 다시 말해 차지콘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부하 인식 기술이 적용돼, 콘센트에 접촉한 상품을 스스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가전 기기의 경우, 별도의 인증이나 과금 없이 일반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전기차로 인식하면 전기차 충전자 전용 카드에 태그한 다음 충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일정 금액의 충전 포인트 선불 구매 시, 콘센트 설치 비용은 무상입니다. 운영 비용을 절감해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요.
차지콘 개발에 앞서 어떤 법적 규제에 직면했나요.
차지콘은 콘센트에서 전력 사용량을 계측하고, 그 값이 상거래 기준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았습니다. 기술 부분은 2016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통해 개발을 완료했지만, 계량에 관한 형식 승인에서 규제 이슈에 맞닥뜨렸지요. 해당 상품을 계량기로 인증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없어 2년을 허비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3월 ‘ICT 규제 샌드박스 위원회’가 조성되고, 규제 혁신 지정을 통해 콘센트형 계량기 형식 승인 기준이 신설돼 상업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양한 전기 기기의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던 중
전기차에 고유한 흐름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ICT 규제 샌드박스 위원회가 차지콘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나요.
ICT 규제 샌드박스 위원회는 인공지능, 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해당 상품에 대한 기술적 혁신성을 높이 평가하고,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했기에 규제 혁신을 결정했습니다. 특히 스타코프의 기술이 가장 빛을 발할 부분으로 일반 주차장이 꼽혔죠. 주택건설법상 주차창에는 이동형 충전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를 구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전기 사용량을 검침하고, 전류를 분석해 해당 사용자에게 별도로 과금을 부과할 방법은 없었죠. 각각의 전류를 계측해 별도 과금을 부과할 수 있게 돕는 인공지능 부하 기술을 보유한 스타코프는 이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주택 건설 기준을 만족하면서, 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성을 인정받으며 규제 샌드박스 대상 기업으로 지정됐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모빌리티 산업을 성장시킬 때 가장 중요한 사안은 뭘까요.
융합 상품에 대한 원스톱 지원입니다. 융합 상품은 여러 부처 산하의 규제 기관과 관련돼 있어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원스톱 지원을 통해 단계를 줄인다면 보다 신속하고 원활한 채널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주는 전국에서 전기차 이용량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더불어 2019년 전기차 충전 서비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지요. 제주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어떤 것인지요.
차지콘 사업 초기라 현재 제주에서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라기보다 다양한 사업을 함께 구상하고 수행할 업체를 만나고 싶습니다. 영업이나 설치업체에서 연락을 받곤 하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제주의 유능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차지콘 보급에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겁니다. 제주는 전국에서 전기차 등록 대수가 가장 많고, 전국 전기차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자체입니다. 전기차 충전 수요가 많고, 혁신 기술 수용도가 높아 차지콘을 확산하는 데 우호적인 여건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주택 건설 기준을 만족하면서, 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성을 인정받으며
규제 샌드박스 대상 기업으로 지정됐습니다.
사진 제공 스타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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