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주도는 규제 샌드박스 사업 드론 실증도시 지자체에 선정됐습니다. 규제 샌드박스의 이점과 섬의 환경적 특성을 살려 미래 드론 메카를 노리는 제주에서 한발 앞서 드론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두 스타트업을 만났습니다.
드론 산업 초창기부터 제주를 기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지요. 사업 분야가 상당히 넓은데, 드론오렌지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드론오렌지 역시 다른 드론 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작은 일반 항공 촬영이었습니다. 드론이 워낙 고가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그것만으로도 사업이 가능했어요. 이후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면서 제주의 특성을 접목하게 됐습니다. 중국의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 어려운 하드웨어 분야 대신, 제주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궁리한 끝에 가상 제주 헬기 투어를 생각했어요. 제주에는 항공 투어업체가 없으니 드론 영상을 바탕으로 가상현실로 구현해보기로 한 거죠. 그게 콘텐츠 제작과 VR 체험존(플레이박스·인피니티 스페이스) 운영으로 이어졌고, 요즘은 증강·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서비스 또한 개발하고 있습니다.
드론 분야의 얼리 어답터가 된 비결이 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줄곧 제주에서 여러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13년, 드론을 축산 분야에 활용한 농업 법인을 시작했어요. 대규모 목장에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부지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이런 곳을 드론을 띄워 확인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축산 관계자가 관심을 보이며 해외 진출을 꾀했는데, 현실적인 문제로 중단됐어요. 하지만 이때 촬영한 제주의 영상과 사진을 바탕으로 광고 회사와 계약한 것이 본격적인 드론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여러 작업을 통해 제주가 드론 산업의 최적지임을 확신하고, 2015년에 드론 동호회원과 항공 촬영 작가, 여행 파워블로거를 모아 ‘제1회 제주 드론 투어’를 개최했어요. 덕분에 국내 드론 전문가들과 연결되었고, 사업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점에서 제주를 드론 산업 최적지로 평가하나요.
기업 지원 예산이 넉넉하고 많은 관련 기업이 포진한 수도권 역시 이점이 있지만, 제주는 환경 요인에서 국내 어느 곳보다 드론 산업에 적합합니다. 섬이라 한정된 영역을 바탕으로 사업을 실증하기에 특히 좋고요. 도청 미래전략국이 애써준 덕분에 작년에 이어 2020년 드론 실증도시로 지정됐으니, 드론 산업과 생태계가 확장될 기반 또한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 스타트업 중심이지만,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이 나온다면 그에 걸맞은 지원, 상생·협업 프로그램 역시 기대할 수 있겠지요.
제주는 환경 요인에서 국내 어느 곳보다 드론 산업에 적합합니다.
섬이라 한정된 영역을 바탕으로 사업을 실증하기에 특히 좋고요.
구체적으로 공공의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현재 제주에서 드론 실증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도내 드론 기업은 여기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곳이 많고, R&D 투입 인력에 한계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도외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어요. 이런 도외 대기업과 도내 중소기업의 상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도내 드론 산업 생태계 전체가 고도화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최근 제주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 창업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되었지요. 국내 대표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탄탄한 지원이 확정됐는데,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드론 항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위치 기반 가상·증강현실 플랫폼 개발과 해외 진출에 중요한 탄력을 받은 상태입니다. 스위스의 Pix4D사와 협업해 제주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한 디지털 트윈(현실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Pix4D사는 드론 기반의 공간 정보 구축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 왕래가 어려워지며 현재는 진행이 더디지만, 감염병이 잠잠해지는 대로 속도를 높여 ‘스마트 아일랜드’ 제주를 앞당겨보려 합니다.
드론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나요.
드론 기술은 정말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드론 산업 가운데 대규모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신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응용해 융합 서비스화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드론오렌지가 Pix4D사와 추진 중인 디지털 트윈 사업과 이를 통해 얻은 결과를 가상·증강현실과 융합하는 서비스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 제공 드론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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