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커넥트 Nov 02. 2020

코로나 시대, 로컬의 가까운 미래 Ⅷ

CIRI 3차회의-①

CIRI 회의록 아카이브북


2019년부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혁신 싱크탱크 CIRI(Core Influencer of Regional Influencer)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기관으로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의 혁신자본, 스타트업, 인재육성, 공공혁신 등을 논의해왔다. 연중 진행되는 CIRI에 이어 연말에는 전국의 지역혁신가들 300여명이 제주에 모여 3일간 지식공유와 네트워킹의 장, J-Connect Day를 연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아쉬움이 있지만, CIRI와 J-Connect Day는 지역의 실천적 지식창조의 루틴으로 작동하고 있다.


Chapter 3.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미래와 

ICT의 역할



로컬 브랜드의 정의를 ‘타지역에서 따라 할 수 없는 

콘텐츠에 기반해 창업한 기업’이라고 내린다면 

로컬푸드만큼 적합한 콘텐츠를 찾기는 어렵다.  

전국에 있는 모든 지역이 고유한 식자재와 식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컬푸드는 로컬 운동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로컬 운동은 

친환경 운동과 로컬푸드 운동, 양축으로 움직인다. 


한국에서도 로컬푸드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편, 디지털 혁명은 지난 30여 년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가속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화는 위기를 맞았고 

오히려 로컬의 가능성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ICT 기업에서는 기존 한계를 뛰어넘어 로컬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로컬푸드 관점에서 바라본 ICT의 역할은 무엇이며

사용 방식은 어떠해야 할까? 


2020년 9월 8일, 화상 회의 툴 줌(Zoom)을 활용해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CIRI 세 번째 본회의에서는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대중화 방안과

이를 촉진할 ICT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진행 일시 · 방식]

· 일시: 2020년 9월 8일                

· 방식: 줌(Zoom)을 활용한 비대면 회의


[참여자]

· 발제: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 초청 전문가: 권민수 록야 대표

                    홍창욱 공심채농업회사법인 대표

                    안경아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양경준 크립톤 대표   

· CIRI위원: 최도인 메타기획 본부장

                 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표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 센터: 이경호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팀장

          이정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팀장

          김철성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선임

 
          


[발제1]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대중화 방안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대한민국 로컬푸드 대중화에 기여할 세 가지 플랫폼은 무엇인가?”

“세 가지 플랫폼 조성 시 한계와 과제는 무엇인가?”


로컬푸드는 사실상 지역 경제의 주축이지만, 한국의 로컬푸드 운동은 시작 단계입니다. 2015년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후 세종시와 완주군 등에서 로컬푸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국가 및 지역 푸드플랜(food plan)[1] 수립을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2019년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3개년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책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산물 유통량의 8%를 차지하는 로컬푸드의 비중을 2022년에 22%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부 정책의 핵심은 로컬푸드 소비체계 구축입니다. 로컬푸드 소비체계의 유통단계를 살펴보면, 농가는 농산물을 지역 통합물류센터에 보내고, 그곳에서 다시 직매장이나 공공급식처, 가공·외식업체로 보내는 구조입니다.                                               

저는 기존 농협 중심의 직매장 운영만으로는 로컬푸드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로컬푸드를 더욱 널리 확산하기 위해 세 가지 플랫폼을 제안합니다. 


첫 번째는 로컬 푸드 파인다이닝[2]입니다. 미국의 로컬푸드 운동은 원래도 역사가 깊지만, 1971년 샌프란시스코 버클리에서 프렌치 파인다이닝 셰파니스(Chez Panisse)를 창업한 앨리스 워터스(Alice Waters)를 계기로 전환을 맞았습니다. 그는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식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기존 농산물 유통 시장을 거부하는 대신 지역 농장의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며 양질의 유기농산물을 사용했습니다. 유기농 재료를 고집하는 경영 방식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자 로컬푸드 운동은 점점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앨리스 워터스는 단순히 식당 경영에 그치지 않고, 1996년 셰파니스 재단을 설립해 학교를 대상으로 건강한 음식문화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유기농산물로 만든 급식을 제공하는 재단 사업은 청소년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가 시작한 '렛츠 무브 운동(Let's Move Campaign)’[3]의 모델이 됐습니다.      


앨리스 워터스 (Alice Waters) 

미국의 여성 요리사. 1944년에 태어나 UC 버클리 대학에서 프랑스   문화를 전공한 그는 런던 몬테소리 스쿨에서 학업을 이어나갔고 프랑스를 여행하며 1년간 연수 기간을 보냈다. 1972년 와인 중개상이자 레스토랑 운영자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 마르셀 파뇰(Marcel Pagnol)에 헌정하는 의미를 담아 셰 파니스(Chez Panisse)란 이름의 지중해 요리 전문식당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열었다. 언제나 최고의 식자재를 구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던지라 무공해 재배 원칙을 준수하는 농축산가에서 생산한 재료를 주로 사용했고, 그날그날 공급받는 식자재와 품질에 따라 달라지는 최상의 메뉴를 선보였다. 캘리포니아 요리의 대모로 자리 잡은 앨리스 워터스는 채소를 향한 자신의 열정을 담아《셰 파니스 베지터블즈》를 비롯한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출처: 그랑 라루스 요리백과)


최근 한국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요리 과정을 방송하는 프로그램(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스타 셰프 등 음식산업 종사자가 음식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양평의 프란로칼, 시흥의 바오스앤밥스, 제주 안덕면의 사계부엌 등 지역의 로컬푸드 운동을 선도하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4] 식당이 주목받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스타 셰프나 파인다이닝 중심으로 로컬푸드 운동의 대중화가 가능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입니다. 개인적으로 파인다이닝보다 더 중요한 채널이라고 봅니다. 미국 유통시장에서 로컬푸드를 개척한 플레이어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5]과 협동조합(Co-op) 슈퍼마켓입니다. 파머스 마켓이 로컬푸드 중심이라면, 협동조합 슈퍼마켓에서는 유기농 식품과 로컬푸드 모두를 판매했습니다. 협동조합 슈퍼마켓 모델을 기업화한 곳이 1980년 미국 오스틴에서 창업한 유기농 슈퍼마켓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6]입니다.

홀푸드마켓의 성공으로 트레이더조와 같은 전국 단위 유기농 슈퍼마켓과 포틀랜드 뉴 시즌즈 마켓(New Seasons Market)[7]과 같은 지역 단위 유기농 슈퍼마켓이 시장에 진입했고, 월마트, 세이프웨이 등 기존 일반 슈퍼마켓도 유기농과 로컬푸드 판매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로컬푸드 슈퍼마켓 시장은 전국 단위 유기농 슈퍼마켓, 지역 단위 유기농 슈퍼마켓, 일반 슈퍼마켓으로 삼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도 한살림, 초록마을, 올가 등 유기농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이들은 로컬푸드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로컬푸드의 대중화는 유기농 슈퍼마켓이 로컬푸드 마켓으로 전환하고, 대형마트가 로컬푸드 판매를 확대해야 가능합니다.                     


한살림: 생명 존중 세계관을 바탕으로 도농 직거래 운동과 지역 살림 운동을 펼치는 비영리 생활협동조합이다.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을 모토로 하고 으며 1988년 창립했다.
참고 : www.hansalim.or.kr

아이쿱 생협: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를 기반으로 함께 행복한 삶을 위해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이다. 1998년 창립했다. 
참고   : http://icoop.coop/ 

두레 생협: 조합원과 생산자가 공동구매, 공동물류를 통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다. 1997년 창립했다.
참고 : dure-coop.or.kr 

초록마을: 초록마을은 1999년 설립된 식품 유통 및 판매 회사로, 전국 400여 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1,500여 종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브랜드로서, 친환경 식품의 유통을 돕고 소비자에게 우리 농촌의 땀과 정성이 담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참고 : www.choroc.com

올가홀푸드: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이라는 풀무원의 브랜드 정신을 계승하여 바른 먹거리를 전하고자 하는 풀무원 계열의 친환경식품 전문 유통 기업이다.
참고 : www.orga.co.kr

 

세 번째는 로컬푸드 골목상권입니다. 소규모 로컬푸드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버클리의 고메 게토(Gourmet Ghetto)[8]와 같은 공동 무대입니다. 직매장, 레스토랑 등 단일 매장으로는 로컬푸드를 활성화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기농 음식점과 마켓이 모인 버클리의 고메 게토와 같은 거리에 로컬푸드 관련 상업시설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혜화동 마르쉐@,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등이 로컬푸드 시장의 빈 공간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들이 상설시장으로 자리를 잡으면 로컬푸드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어느 도시가 로컬푸드 상권을 조성해 음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청년 창업가들의 터전이 될지 무척 궁금하기도 합니다.
                  


<마르쉐@>
‘장터, 시장’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마르쉐(marché)에 장소 앞에 붙는 전치사 at(@)을 더해 지은 이름으로, 어디에서든 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2년 10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첫 장을 열었으며, 생산자, 소비자, 자원활동가, 시민들이 모여 시장을 이룬다. 서울 혜화동에서는 농부시장이 월 1회, 정동·합정동·성수동에서는 채소시장이 각 월 1회 열린다.
농부시장 마르쉐@ 홈페이지: http://www.marcheat.net/

<문호리 리버마켓>
2014년 4월, 문호강변에서 '문호리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마켓. 문호리에 정착한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플리마켓. 손수 농사짓거나 만든 것들만 판매한다. 지금은 문호리에서만 열리지 않고 자라섬, 양양 후진항, 문호강변, 곤지암, 태백철암, 청주문화제조창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개최된다. 셀러 중 상당수가 양평 주민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많다.
문호리 리버마켓 홈페이지: http://rivermarket.co.kr/ 


로컬푸드의 미래를 전망할 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을 의미하는 딥테크(Deep Tech)[9]의 역할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 식품 유통은 기본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로컬푸드 기업이 온라인 유통을 시작한다면 어떤 배달 서비스를 채택할까요?

로컬푸드 기업은 전국 단위 배달 서비스 시장의 혁신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 단위 배달 서비스는 포장 쓰레기와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요. 또한 동네 상권과도 상생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동체 문제도 여전합니다. 각종 배달 서비스 중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에 유리한 기업은 GS입니다. 투 트랙 전략을 펼치는 GS는 GS프레쉬를 통해 새벽 배송을, GS25 매장을 통해 도보 배달에 기반을 둔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GS가 두 서비스를 통합하면 환경과 공동체 기준을 상당 수준 만족하는 동네배달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즉, GS프레쉬에서 주문한 상품이 동네 GS25 매장으로 배달되면, 소비자가 직접 가거나 우딜을 통해 가져올 수 있는 거죠. 동네배달 서비스에서는 GS25 매장이 GS프레쉬의 픽업 스테이션 기능을 하는 겁니다.
동네배달 서비스가 환경과 공동체 기준을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전국 단위 배달 서비스보다는 환경과 공동체에 피해를 덜 줍니다. 앞으로 더 혁신적인 로컬 기술이 나온다면 GS 동네배달보다 높은 수준에서 환경과 공동체 기준을 만족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한국의 로컬푸드 운동은 정부 및 농협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토대가 매우 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컬푸드 소비와 수요를 늘리는 방법은 트렌디하고 힙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인다이닝, 유기농 슈퍼마켓, 로컬푸드 골목상권이라는 세 가지 플랫폼이 로컬푸드 대중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1]푸드플랜: 지역의 먹거리에 대한 생산, 유통, 소비 등 관련 활동들을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어서 관리하여 지역 구성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좋은 식품을 공급하고,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종합적 관리 시스템. (출처: 두산백과)

[2]파인다이닝: ‘훌륭하다’라는 뜻의 ‘파인(fine)’에 ‘정찬’이라는 뜻의 ‘다이닝(dining)’이 결합한 용어. 흔히 고급식당을 의미한다.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되며 손님의 식성과 취향에 맞춘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여 음식을 만들어 낸다. 풀코스 요리 또는 메인 요리에 에피타이저와 사이드 디시를 곁들이는 메뉴 구성을 갖추고 있다.

[3]렛츠 무브 운동: 2010년 미셸 오바마의 주도로 시작된 공공 캠페인으로 소아비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4]팜 투 테이블: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뜻의 농장 직거래 운동.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5]파머스 마켓: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야외 시장. 대공황 시기에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야채 등을 가지고 와서 팔기 시작한 것이 처음 모습이었다. 신선한 식자재뿐만 아니라 특색 있는 가게가 함께 있어 관광객이 자주 찾는 시장이기도 하다.

[6]홀푸드 마켓: 1980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설립된 미국 최대의 유기농 식품 슈퍼마켓. 인공 색소, 향료, 방부제, 감미료 등이 첨가되지 않고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미국과 캐나다, 영국에 490여 개의 지점이 있다. 2017년에 아마존에 인수합병되었다. 

[7]뉴 시즌즈 마켓: 미국 포틀랜드 중심으로 성장한 지역 유기농 슈퍼마켓. 2019년 신세계 이마트의 미국 자회사 굿푸드 홀딩스에 인수되었다. 

[8]고메 게토: 1960년대 히피 문화의 중심지이자 시민 운동의 산지인 노스 버클리(North Berkeley)에 형성된 고급 식당거리. ‘고급 음식점이 몰려있는 빈민가'라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이는 대항문화 정신이 시민의 의식 속에 배어있음을 의미한다. 친환경 음식, 로컬푸드 문화가 발달하였다. 스타벅스 창업자들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9]딥테크: 기술을 이용한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인터페이스나 기기와 같은 사용자와의 접점이 아닌, 그보다 밑바탕을 구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발제2] 디지털 혁명과 로컬의 부흥은 함께 갈 수 있는가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디지털 혁명은 로컬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로컬푸드와 ICT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지금은 로컬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원래 저는 개발자 출신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 한쪽에는 늘 ICT가 로컬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20세기 말에 시작된 디지털 혁명은 지난 30여 년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가속화를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팬데믹이 발생하자 세계화에는 위기가 닥친 반면, 로컬의 가능성과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ICT의 역할과 사용 방식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로컬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데, 그동안 그렇게 쓰이지 않았던 건 아닐까? 새롭게 탄생한 기술의 확산으로 기존 사회에 일어난 변화가 더 가속화된 부분도 있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로 인해 잃어버린 가치들을 복원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례로 ICT가 기존 한계를 뛰어넘어 로컬 커뮤니티를 살리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일반화된 온라인·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미국의 넥스트 도어(Next Door)[1]와 한국의 당근 마켓[2]은 ICT로 로컬 커뮤니티를 더 강화하며 새로운 유통구조까지 만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중점적으로 얘기를 나눠봤으면 하는 주제는 ‘로컬푸드에 접목할 수 있는 ICT의 활용 방안’입니다. ICT와 로컬푸드가 어떻게 결합되고, 기존의 대량 생산 대량 유통 시스템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 해결 방안 측면에서 ICT를 둘러싼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먼저 록야 권민수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1]넥스트 도어: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지역 기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기업. 지역 주민 간에 정보를 공유하거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현재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 26만 개 동네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2]당근마켓: 중고거래 및 지역 기반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2015년 시작된 서비스이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직거래 마켓'을 뜻한다.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을 목표로 삼고 있다.




*CIRI 3차회의-②편(다음글)로 이어집니다. 


 

*게재된 글이나 자료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허락 없이 무단 복사전재하는 것을 금합니다


*2020년 제주 지역혁신 싱크탱크 협의체(CIRI) 아카이브 북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완성본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http://www.jccei.kr/archive/community.htm?act=view&seq=7599



기획 지역혁신팀 이경호최소영

제작 더스토리B

 

편집 이다혜배주희 

사진 이성근

일러스트·디자인 고경훈

교정·교열 박혜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