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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Dec 30. 2020

일본 시와초 오갈 프로젝트(OGAL Project)

일본 소도시 부흥의 혁신 사례로 손에 꼽는 오갈 프로젝트(OGAL Project)의 핵심은 ‘공민 연계’, 즉 민관 협력 방식을 통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기획과 운영 전반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경제 개발을 지향하는 마을 만들기를 추진해나간다는 것이다. ‘롱 라이프 디자인’이라는 기조 아래, 각 지역의 고유한 미감을 소개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과 숍을 선보이며 디자인 철학을 전하 고 있는 디앤디파트먼트의 디-스쿨(d.SCHOOL) 역시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지역 혁신의 주목할 만한 사례다. 특히 디앤디파트먼트는 올해 제주점을 개관하며 디-스쿨과 호텔 ‘디 룸’을 결합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오갈 프로젝트와 로컬 커뮤니티

오카자키 마사노부 대표


우선 오갈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직접 요약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스스로 평가하기에 오갈 프로젝트가 이제까지 거둔 성과는 어떠하고, 가장 강조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첫째, 지금까지의 성과는 시와초 주민들이 ‘시와초에 살기 잘했다’고 자부심을 갖게 된 것, 시빅 프라이드(civic pride)를 조성한 것. 둘째, 강조되어야 할 점은 젊은이들이 모여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를 지역 개발자가 아닌, 지역의 커뮤니티를 개발하는 사람으로 정의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지역(로컬) 기업이 지역의 동료들과 함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말 그대로 커뮤니티의 연장선상에 있는 디벨로퍼입니다.


오갈 프로젝트가 처음 공표되었을 때, 지역 신문에 최악의 개발이라 보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요.

당사자들이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 행정에서 무언가를 해준 것이 아니라, 행정에 대해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해 주민과 함께 궁리했습니다. ‘이것을 해주면 좋겠다’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구현하는 워크숍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의 ‘리노베이션스쿨’과 같은 것이죠. 


오갈 프로젝트 내 오갈 베이스 전경.

지역 재생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보는지요.

저는 사람들에게 신용을 얻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의 이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움직입니다.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반복하다 보니 모르는 사이에 동료와 친구가 많아졌습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떠넘기기, 즉 남에게 맡겨버리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고서 무언가를 해주길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지역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커뮤니티가 잘 돌아간다면 그 지역은 앞으로 지속 가능하게 발전해가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커뮤니티의 활성도와 지역의 미래, 둘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파악하는지요.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그 둘의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들고 원활하게 관계를 맺는다면 그만큼 기존 커뮤니티에 새로운 변화 또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아량)가 있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일본 내외에 소개할 만한 커뮤니티 기반의 지역 활성화 사례가 있을까요?

아키타현(秋田県)의 고조메마치(五城目町) 사업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디벨로퍼로서 아키타시의 쇼지(東海林) 씨 프로젝트가 매우 훌륭합니다.


대표님이 자란 로컬 커뮤니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시와초는 어떤 도시(마을)였나요?

매우 활기찬 마을이었습니다. 한편 특색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태어난 고향은 늘 신경 쓰이고 마음에 걸리기 마련이지요. 태어난 곳에서 줄곧 자랐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감각은 저에게 있어 매우 당연한, 보통의 감각입니다.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이 줄어들어 폐교된 초등학교를 활용한 교육 사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본의 공교육으로는 실현하지 못하는 경영학(매니지먼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설로서 사업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오갈 프로젝트(OGAL Project)

변변한 인프라도, 지역 도서관도 없던 전형적인 베드타운 시와초를 탈바꿈한 프로젝트. 막대한 공공 자금을 투입해 조성한 뒤 시간이 흐르면 유지·관리의 어려움으로 방치되는 기존의 개발 방식을 따르지 않고 혁신적인 민관 협력 방식을 시도했다.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마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 40여 곳이 모였고, 이들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업 초반, 민관 협력 개발에 대해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으나 꾸준히 주민 설명회를 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주민이 직접 주체가 되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워크숍을 하는 등 로컬 커뮤니티와 접촉면을 늘리며 동의를 얻어냈다. 10여 년이 흐른 현재, 시와초는 연간 방문 인원 100만 명에 달하는 화제의 도시로 거듭났다.






기획 및 발행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제작 콘텐츠그룹 재주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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