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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Jan 14. 2022

'쏘카'가 제주에서 진행 중인 혁신들

지난해 10월, 제주센터는 '테크아일랜드제주 모빌리티 밋업'을 진행해 제주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전 편에서는 쏘카 천창익 그룹장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쏘카가 제주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배경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쏘카가 제주에서 진행 중이거나 구상 중인 혁신 아이디어들을 공유한다. 


글 : 쏘카_천창익 그룹장


10년 후의 쏘카


10년 전의 쏘카는 오늘의 쏘카를 예상했을까?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도 있는 반면, 계획이나 기대와 달리 부족한 결과도 있습니다. 제주의 이동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했지만, 과연 10년 전의 제주와 비교해 얼마나 큰 사회적 변화를 만들었는지 되물어 볼 시점입니다.


제주의 차량 소유 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 따른 교통정체, 주차면 부족 등의 문제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운행 중인 500여 대의 셰어링 차량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기엔 부족한 규모이기도 합니다. 관계 기관과의 규제나 정책적 협력 사례를 잘 만들어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10년이 지속 가능한 사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오는 10년은 지금까지 축적한 이동 서비스 노하우와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주가 가진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보다 속도와 깊이를 더하고자 합니다. 제주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으로 세 가지 정도의 서비스 실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을단위 카셰어링


제주에는 약 230여 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상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대중교통은 버스밖에 없습니다. 가구당 2대 이상의 차량을 소유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마을 단위로 마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셰어링 차량이 있다면 어떨까? 제주에는 마을 만들기 5단계 행정 시스템이 있습니다. 행정 지원내용의 한 꼭지로 카셰어링 도입을 활성화하여 마을 단위 소유 차량의 축소를 목표한다면, 도내 소유 차량의 지속 증가를 늦추거나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제주에는 3만 대의 렌터카 차량이 있습니다. 과거 이 차량들은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제값도 받지 못한 채 차고지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3만 대의 렌터카를 통해 제주도민의 자차 보유 대수를 낮출 수는 없을까? 차량 딜리버리(쏘카 부름 서비스)를 통해 도내 어느 곳에서나 차가 필요하면 차를 배송시켜줄 수도 있을 것이고, 상시 수요가 있는 마을에는 카셰어링을 통해 자차처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수기에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니 렌터카 회사들은 관광객의 이용을 위해 마을에서의 이용을 최소화하고자 할 것입니다. 렌터카 총량제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일정 비율의 렌터카 차량은 도민의 이용을 위해 공급되어야 하고 나머지 차량으로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한 없는 공급 방식의 기준이 있으면 되지 않을까?


30만 세대가 보유한 약 40만 대의 자가용을 마을 단위 카셰어링 10,000대를 통해 10만대 자가용 감축을 목표할 수 있습니다. 현재 소유한 차량의 비소유화를 촉진하기 위한 바우처 제공이나 5060세대의 예약을 도와줄 전화 예약 서비스 도입 등 제주도 내 차량 감축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민간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만들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럭 셰어링


도심 외 지역에서의 사용 비중이 높은 차종이 1톤 화물 트럭입니다. 매년 집계되는 신차 판매 순위의 1위, 2위는 1톤 화물차인 것은 단일 차종으로서 승용차의 비중을 상회함을 말해줍니다. 카셰어링은 자동차임대사업법의 테두리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화물차를 단시간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많지만, 화물차는 임대가 불가한 차종입니다. 1톤 화물차는 사람의 이동과 화물의 이동 문제를 동시에 해소시켜주는 다재다능한 차종이지만, 소유하는 것 외에는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입니다.


제주도 내 자가용 중 약 10%가 화물차임을 고려할 때, 트럭의 등록대 수 억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업을 위한 화물차의 제한은 효과가 미미하겠지만, 자가용으로써 활용하고 있는 트럭은 365일 중 일부 일수만이 화물차로서의 기능을 요구할 뿐, 그 외에는 이동의 목적이 크다는 부분에 주목하였습니다.


용도에 맞는 차종을 언제든지 구독하듯이 사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오늘은 화물을 싣기 위해 트럭이 필요하지만, 내일은 손님을 마중 가기 위한 승합차가 필요할 때, 집 앞에 있는 혹은 배송받을 수 있는 렌터카가 있다면, 2대, 3대의 차를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


전기차 100%


쏘카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K-EV100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민간 기업이 2030년까지 소유/운영 중인 차량의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선언입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각자의 목표대로 2030년 전후를 기점으로 100% 전동화를 내걸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전기차로의 대전환 시대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앞서 고민하고 있는 마을 단위 셰어링이나 트럭 셰어링에 사용되는 차량이 전기차라면 어떨까? 렌터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차고지는 간혹 주차 빌딩을 갖춘 곳도 있지만, 대부분 천정이 뚫려 있는 곳들입니다. 이 차고지들에 태양광 충전시설을 갖추고 차고지에서 완충된 전기차를 통해 도민과 관광객이 내륙의 10분의 1 수준의 충전요금으로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제주가 소유한 자가용 대수를 10만 대 줄이고, 10만 대 대신할 1만 대의 셰어링 차량이 모두 전기차라면 내연기관 증가에 따른 환경위협을 극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들은 쏘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심지어 이런 일을 통해 만들어낼 기대효과가 과연 가능한지도 따져볼 입니다. 하지만 제주의 교통문제를 함께 해결할 다른 기업, 기관들과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쏘카는 제주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회사로서의 의지와 10년의 운영 경험을 통한 역량 또한 갖춘 유일한 회사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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