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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열정이 가득했던 현장 속으로③

<2017 제주 더 크래비티>

셋째 날
제주다움으로 제주답게 즐기다!




제주로 연결된 사람들 
제주다움 홈커밍데이 밋업


어느덧 ‘제주 더 크래비티’의 셋째 날이 찾아왔다.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쉬운 만큼 이날 행사는 다른 날보다 조금 이른 오전 9시부터 시작 됐다. 첫 프로그램은 ‘제주다움 홈커밍데이 밋업’. 제주도 체류지원사업인 제주다움의 프로그램 성과를 공유하고, 네트워킹 밋업을 진행하는 자리다. 


전정환 센터장은 환영사를 통해 “제주에 있는 청년들은 이곳을 떠나 고 싶어 하고, 육지에 있는 청년들은 제주로 들어오고 싶어 한다”며 “자신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알아보는 데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어 “제주다움을 통해 문화예술창작자, 스타트업이 제주에 머물면서 제주청년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다움 4월 참여자인 Null-tea 김신애 대표의 ‘놀며 일하는 공간 MOVE.NODE’ 발표가 진행됐다. 일을 할 때 자신을 갈고 빻아서 넣는 사람이라 지치고 힘들었을 때 제주를 찾았다는 그녀는 제주의 땅을 맨발로 걸으며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제주다움을 통해 한달 동안 제주에 체류한 후 서울로 돌아간 그녀는 제주다움 같은 프로그램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그래서 고향인 강원도 태백에서 제주다움 같지만, 조금은 다른 공간을 기획하고 있다며 2018년 1월에 있을 오픈식에 참여자들을 초대했다. 

다음으로 6, 8월 참여자인 (주)오젬코리아 지은성 대표가 ‘제주와 6차 산업’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본에서 농가와의 연계를 통해 좋은 원물을 찾아 브랜드화하는 일을 해온 그녀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농장주가 우유에 물을 타는 것을 알게 됐던 일을 풀어냈다. 크게 실망한 그녀는 한국을 떠나려고 하던 중 베트남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를 만나 제주로 오면서 제주다움에 참여했다. 

지 대표는 “제주다움 참여를 시작으로 현재 입주기업이 됐다”며 “오늘도 이렇게 연사로 서는 등 제주창조경제센터가 자신의 모든 것을 빼먹으려고 한다”는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여 참여자들의 큰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주다움 9월 참여자인 최건 설치예술가가 ‘문화예술과 도시재생’으로, 8월 참여자인 pop up play seoul 오은비 대표가 ‘본질로 돌아가기,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이란 주제로, 2016년 참여자인 세렌 디피티의 이광석 대표가 ‘제주다움으로 시작한 제주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연사들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J-Space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각 연사들과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제주다움으로 시작한 제주의 삶”

세렌티피티 이광석 대표

‘제주다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서울에서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와 디지털 전략컨설팅 및 기획을 담당했었습니다. 바쁘게 살던 중 소위 ‘잘나간다’고 생각을 하면서 제 자신이 변하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길로 제주에 왔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찾다보니 체류지원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모슬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4일 동안 지내면서 머리를 식혔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 지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열흘 동안 준비해서 2016년 6월 7일부터 제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제주에서 어떻게 지냈나? 
원래 미술관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카카오와 제휴를 하여 ‘미술식당’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1년 동안 미술관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90%가 넘는다는 정보를 접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미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미술관에 들러 전시를 감상하고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거죠. 이 외에도 제주에서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매일 아침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소파에 앉아있기도 했습니다.(웃음) 

현재 제주에서 진행하는 일이 있다면? 
‘빌라 세렌디피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나만의 별장 갖기’ 라는 콘셉트로 여행자들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월세 계약이 끝난 후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에요. 여행자들에게는 별장으로, 도민들과는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주의 삶은 어떤가? 
저는 자신한테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고, 지금 행복한지를 항상 체크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저한테 묻고 나왔는데, 대답은 당연히 ‘행복하다’였습니다. 이전에는 더 성장하고, 더 예뻐지고, 더 편해지고, 더 돈을 버는 것에 집중했다면, 제주에서는 ‘적당히 사는 사람’ 으로 바뀌었습니다. 적당히 성장하고, 적당히 예뻐지고, 적당히 편해지고, 적당히 돈 버는 삶을 살고 있죠. ‘제주다움 홈커밍데이 밋업’에서 참여자들과 네트워킹 시간이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술 먹고 해야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웃음) 참여자들은 꿈이 무언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에 살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들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저는 What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Why에 대한 고민을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What에 대해 고민하면 누군가 조언을 했을 때 흔들립니다. 각자 다른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는지, 뭘 좋아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다움으로 만난 위로, 
그리고 새로운 도전”

Null-tea 김신애 대표

‘제주다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올해 초에 우울증이 와서 죽겠다 싶었습니다. 상황을 반전시킬 스위치가 필요했어요. 겁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도전했습니다. ‘제주다움’ 을 해야지만 살 것 같아요. 제주에 와서 저와 일을 분리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제주를 관찰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려 패턴화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주의 길을 맨발로 걸었는데 그 감각이 무척 좋았습니다. 돌이나 모래 때문에 발이 아픈데도 좋았고, 그 자극 덕분에 내가 살아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이전에는 내가 죽어있다고 느꼈었거든요. 또 하나는 자유롭게 일하는 분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저들도 저렇게 살아가니까 나도 아등바등 내 자신을 갉아가며 일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주다움’에 참여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한 달 동안 제주 체류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갔는데, ‘제주다움’과 같은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해서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죠.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고향인 강원도 태백에 갔는데 ‘여기서는 왜 제주다움과 같은 걸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태백에 ‘제주다움’ 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Null-tea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제주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일로 연결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Null-tea는 어떤 프로젝트인가? 
저는 디지털 노마드인데, 어디론가 떠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떠도는 사람들의 삶을 지지하고 싶었고, 또 하나는 지역사회 청년들의 공백을 메우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던 중에 강원랜드 희망재단에서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SNS에 제 프로젝트에 대해 올렸더니 제주다움 체류프로그램을 통해 알게된 메타플랜 전용포 대표님이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메타플랜은 상업공간이나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축, 환경, 공간 브랜딩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메타플랜과 협업하여 태백에 코워킹 스페이스인 Null-tea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도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영역에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Null-tea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진행되나? 
게임을 하고 빈둥댈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일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루프탑, 공연장, 독립서점도 들어섭니다. 태백에는 청년들이 전부 떠나고 빈 공간들이 남아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일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태백으로 모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강원도 폐광지역이 2018년에 문을 닫습니다. 관련 일자리가 전부 사라지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광부들이 열심히 일해 경제를 발전시켰는데 광산이 닫히면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슬펐습니다. 이들은 이 지역을 떠날 수도 없고, 일을 찾기도 힘듭니다. 이제 노동의 변화가 오는데 이분들에게도 노동의 변화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문을 닫는 시설이나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개선하여 새로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끊임없이 도전하길” 
제주다움 x 잡수다 특강

행사장에서는 언제부턴가 커피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있었다. 바로 ‘제주다움 x 잡수다 특강’의 연사로 서는 커피파인더(COFFEE FINDER)의 지준호 대표가 참여자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커피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지 대표는 제주시청 근처에서 커피파인더를 운영하며 연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성공’한 사업가인 그는 대학 전공도 살리지 못했고, 첫 사업도 실패했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서울까지 가서 삼각김밥을 먹으며 29살에 시작한 옷 쇼핑몰 순
위 사이트가 망하면서 좌절했었다”며 “실패한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 게 아니라 좋아 보이는 것을 따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첫 사업을 실패하고 빚까지 진 그는 서울에 5년 동안 바리스타로 일 하며 커피를 배웠고, 제주로 돌아와 커피파인더를 오픈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했기 때문인지 커피파인더는 현재 제주를 대표하는 카페 중 한 곳이 됐다. 

지 대표는 “실패를 하다 보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데, 아마도 계속 실패만 해왔던 것은 아닐 것”이라며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게 되면 많은 실패를 한다고 해도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좋아하고 공감하는 말 중에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는데, 1만 시간 동안 노력한 사람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1만 시간의 노력을 해야 한다”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여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모든 질문에 친한 형, 잘 챙겨주는 오빠처럼 친근하게 답변을 해준 지 대표는 정말 상담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커피파인더를 찾아오라는 말을 남겼다.





만남, 소통, 공감 그리고 연결 
2018 제주 더 크래비티를 기약하며


‘제주다움 x 잡수다 특강’이 끝난 후 3일간의 다양한 행사와 사람들을 기록한 영상이 상영됐다. 창업경진대회 성과공유회부터 제주다움 x 잡수다 특강까지, 많은 이들의 만남과 소통을 이끌어냈던 특별한 행사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순간이었다. 짧은 영상이 끝난 후에는 인디밴드 버킷리스트의 공연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간단하게 다과를 먹으며 공연을 즐겼다. 그렇게 3일간의 ‘2017 제주 더 크 래비티’는, 내년을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겨울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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