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자 이재석 대표 인터뷰
2016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기 입주기업으로 합류해 센터의 보육을 받고 있는 여행상자가 지난해 말 제주지역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한 곳에 모은 ‘게하맵’ 서비스를 오픈해 제주 여행자들의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게하맵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 정보 수집부터 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해내고 있는 이재석 여행상자 대표를 만나봤다.
세 번의 클릭으로 원하는 숙소를 찾아라
게하맵(http://gehamap.com)지도 기반의 제주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단 세 번의 클릭만으로 여행자의 취향과 여행목적에 맞는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하맵은 ‘게스트하우스맵’을 줄인 말이에요. 이름 그대로 제주도에 있는 650여 개의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하맵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게스트하우스 정보 제공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의 여행목적과 취향에 맞게 가장 적합한 숙소를 추천해준다는 점이에요. 100만여 개의 SNS 후기들을 분석해 제주 여행에 관한 검색 중 가장 많은 태그들-예를 들면 돌담, 바다전망, 럭셔리, 반려견동반, 화려한 조식, 파티, 독채, 전망좋은, 한라산등반 등-을 중심으로 중복필터를 만들어 제공하다 보니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검색과 추천이 가능합니다. 이와 더불어 블로그 리뷰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별도의 검색 없이 숙소 리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게하맵’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추가하면 1대1 대화를 통해 여행자 정보를 분석하여 숙소를 추천하고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오픈하고 한 달에 평균 400명에서 500명 정도 카카오톡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현재 제 카카오톡에 등록된 고객만 400여 명 정도 됩니다. 카카오톡 문의는 늘고 있는데 카카오톡으로 상담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자체 ‘게하맵챗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게하맵챗봇 개발이 완료되어 오픈하면 여행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직접 발로 뛰어 수집한 게스트하우스 데이터 정보
게하맵 서비스를 오픈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그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이재석 대표의 오랜 준비와 과거 경력이 한 몫을 했다.
“게하맵을 개발하기 전에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트립북’이라는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했었는데 외국인을 상대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피봇(Pivot)을 생각하면서 휴식을 취하려고 제주도로 여행을 왔는데 게스트하우스 찾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왜 게스트하우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도가 없을까?’ 의문이 들다가 ‘내가 직접 만들어 서비스를 해야 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주 여행에서 사업아이템을 발굴한 이재석 대표는 2년여의 시간 동안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사이트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게하맵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제주도에 있는 650여 개의 게스트하우스를 일일이 다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이었어요. 당시 방문했었던 게스트하우스 중 3분1은 호의적이어서 게하맵의 제1사가 되었고, 나머지 3분의 2는 ‘수수료 10%가 부담된다’면서 ‘무료면 생각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네이버에서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분들께 ‘네이버는 추천이나 홍보를 해주지 않지만 우리는 추천을 통해 적극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해 준다’며 게하맵의 장점을 어필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게스트하우스 데이터 정보들은 현재 여행상자만의 무기가 되고 있다.
“650여 개의 게스트하우스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이것은 포털에서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거든요. 게하맵 서비스를 통해 예약을 받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자 최근에는 역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연락이 오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게하맵 서비스 오픈 이후에 나타났어요. 제주 지역의 게스트하우스가 6개월 기준으로 100여 개가 생기고 50여 개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이것 역시 우리만 알 수 있는 수치에요. 다행히도 데이터 수집 노하우가 있어 이 같이 변화된 정보는 바로바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오랜 준비 끝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성한 여행상자
이재석 대표는 서울에서 모든 준비과정을 마친 후에 제주에 내려왔다. 무턱대고 준비도 하기 전부터 제주에 눌러 앉으면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도 되고 제주에서 사이트개발에 필요한 인력충원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게하맵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개발은 서울에서 제가 직접 했어요. 특히 게하맵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까지 ‘나제주(najeju.com)’라는 제주 게스트하우스 지도 사이트를 시범적으로 먼저 운영했고, 블로그 ‘제주 게스트하우스 지도(blog.naver.com/k5413)’를 만들어 게하맵 제작 과정을 올리면서 정식 오픈 전부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왔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준비과정을 마친 뒤 2016년 4월 제주에 내려왔습니다.”
제주에서 생활할 곳을 찾던 중 이재석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체류지원사업’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주에 내려갈 계획을 세우던 중에 우연히 체류지원사업 모집공고를 보게 된 거죠. 그래서 부담 없 이 한달 체류지원사업으로 제주에 왔다가 3기 입주팀으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제주센터에 입주해서 가장 좋은 점은 모든 게 다 무료다 보니 제주에서의 체류 비용의 부담이 확 줄었다는 거예요. 사무실을 비롯해 사무기기, 팩스, 프린트 등 모든 사무용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24시간 개방이다 보니 새벽까지 일해도 중간에 나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서 정말 좋아요.”
제주에서 전문 인력 충원이 가장 큰 숙제
이재석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프로그램 중 ‘런치합시다’를 가장 좋아하고 자주 참여한다고 귀띔해줬다.
“제주센터의 웬만한 프로그램은 다 참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런치합시다’를 가장 좋아해요. 왜냐하면 런치합시다에서는 창업에 관심 있는 제주지역 학생, 예비창업자, 제주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이 이뤄지거든요. 저희는 작년에 런치합시다에 참여한 학생과 이야기가 잘 되어서 그 친구를 직원으로 채용 했었는데, 제주센터에서 네트워킹을 통해 학생과 스타트업 간의 매칭이 성사된 첫 사례라고 하더라고요. 아쉽게도 그 학생은 직접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7개월 후에 퇴사했습니다.”
현재 여행상자는 세 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한 명은 서울에서 파트타임으로 사이트 개발업무를 도와주고 있고, 그 외의 업무는 모두 이재석 대표와 직원 한 명이서 다 처리하고 있다.
“제주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부족한 인력인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한데 제주에서 마케팅 전문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링크사업단이 있어요. 이곳을 통해 방학 때마다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나오고 있는데, 이때 테스트를 거쳐 괜찮은 친구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게하맵 하나로 제주 여행이 가능해지다
이재석 대표는 게하맵 하나로 여행자들이 모든 여행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 여행객들이 게하맵을 자주 찾으려면 게스트하우스 정보뿐 아니라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버스를 이용해 여행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숙소로 짐 배달을 대행해주는 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제주센터의 입주기업(입주 2기, 현재 보육기업)인 오쉐어와 제휴해 여행 물품 렌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제주 내 여행관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또한 여행상자는 페이스북에 ‘게하맵’ 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스토리가 있는 제주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포털에 검색하면 나오는 제주 여행 콘텐츠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추천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애견과 동반하는 제주 동쪽여행, 제주에서 세계를 느껴볼 수 있는 이국적인 여행지 추천, 무더운 제주 날씨를 피해 찾아가볼 만한 제주 카페 등 여행정보 안에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내용들을 페이스북에 담고 있지만, 곧 게하맵 안에 콘텐츠 카테고리를 별도로 마련해 사이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여행정보가 계속 쌓이면 게하맵이 더 단단해질 것 같네요.”
이재석 대표는 제주 여행자 10명 중에 한 명이 적어도 게하맵을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 해 제주도를 방문하는 여행객 수가 무려 천만 명이라고 해요. 매 달 약 백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오고 있다는건데, 적어도 이들 10명 중 한 명이 게하맵을 사용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인이 자주 여행을 가는 싱가포르나 홍콩, 도쿄 등 가까운 관광도시의 맵 사이트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싶어요. 이것은 게하맵을 성공 시킨 후의 일이 되겠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이재석 대표에게 게하맵을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 그는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 찾을 때 게하맵 쓰시면 되요”라고 간단명료하게 설명 했었다. 그의 설명대로 게하맵 안에 다양한 여행 콘텐츠와 서비스가 쌓아진다면 분명 그는 “제주 여행할 때 게하맵 하나만 있으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어요”라는 답변을 해줄 것이다. 앞으로 게하맵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