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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Apr 17. 2017

벚꽃엔딩 2017

낙화는 봄의 끝이 아니라 봄의 시작이다

지난주에 이미 2017년 제주의 봄 사진을 모아서 포스팅했습니다. 유채꽃 사진도 올렸고 벚꽃 사진도 올렸습니다. 올해 봄 사진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주중에 판교로 출장을 가서, 출장 중에 만개했던 벚꽃이 모두 떨어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새로운 글이나 사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3월 중순의 유채꽃부터 4월 초의 벚꽃 그리고 주변의 여러 꽃 사진을 모아서 포스팅했습니다. 봄을 그렇게 보낼 준비를 마쳤더랬습니다.

2박 3일의 판교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목요일 밤에 이미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벚꽃나무는 하얗게 물들어있었습니다. 꽃비는 놓쳤더라도 떨어져 무리지은 꽃잎 사진은 찍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예년보다 며칠 늦게 핀 것이 오히려 제게 기회를 줬습니다. 금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제주대학교 교정과 앞길을 나갔지만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체념하고 그냥 샤워를 했는데, 샤워 후에 바람이 불고 남아있던 벚꽃잎들이 한꺼번에 떨어져서 꽃비를 이뤘습니다. 급히 아이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서 슬로모션으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짧게 영상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지난밤에 생각났던 업무를 급하게 처리하다가 문득 창밖을 봤는데 큰 바람과 함께 떨어졌던 모든 꽃잎이 하늘로 쏟아올랐습니다. 또 급하게 밖을 나갔는데, 이젠 정말로 모든 꽃잎이 거의 떨어진 후였습니다. 길 모퉁이에 떨어진 꽃잎들이 뭉쳐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낙화

꽃비는 사실상 끝났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진 꽃잎이 춤을 춥니다. (캐논 5D Mk3)

아래의 영상은 아이폰 슬로모션으로 찍은 겁니다.

업무 시작 전에 짬을 내서 사진을 찍으러 나왔던 거라서 사진을 몇 장 못 찍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일찍 밥을 먹고 다시 사진을 찍으러 나오려 했습니다. 하지만 동료들과 회사 밖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청소하시는 분들이 떨어진 벚꽃잎을 이미 다 쓸어 담은 후였습니다. 그렇게 2017년의 봄이 가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제주대와 회사보다 고도가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로 올라갔습니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일종의 마지막 미련이었습니다.

벤치에 떨어진 벚꽃
풀밭에 떨어진 벚꽃
나무 기둥에 얹힌 벚꽃
두분 행복하게 사세요.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물결치는 벚꽃잎을 영상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교정 안이라서 지나가는 차량도 별로 없고 간혹 지나는 차들도 길 가운데로 지나가서 요동치는 꽃잎을 영상에 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길 옆에 카메라를 거치해두고 직접 차를 운전해서 꽃물결을 만들었습니다. 영상 편집이 귀찮아서 앞뒤로 불필요한 부분이 깁니다.

아듀 2017 봄이여...


벚꽃엔딩 2016: https://brunch.co.kr/@jejugrapher/99

벚꽃엔딩 2015: http://bahnsville.tistory.com/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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