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담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juGrapher Apr 03. 2016

S11. 벚꽃엔딩 2016

벚꽃과 함께 한 제주의 봄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봄이 되니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니 봄이 왔다. 이젠 봄바람이 꽃바람이 된다.


지금 제주는 벚꽃이 만개해서 어디를 가나 벚꽃 천지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은 벚꽃이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더라도 꽃이 피니 마음이 즐거워지고 방 안에서 그냥 있는 것마저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예년보다 4~5일 이른 3월 20일부터 제주(서귀포)에 벚꽃이 핀다는 예보를 듣고 오늘 필까 내일 필까를 설레며 기다렸습니다. 잠시 이틀 동안 판교 출장을 간 사이에 벚꽃이 펴버리는 것은 아닐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출장을 다녀왔지만 아직 벚꽃은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지난 주중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역에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서귀포 지역이 먼저 폈겠지만 올해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올해는 서귀포 (중문 ~ 위미) 쪽으로 벚꽃투어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주 시권에 속하는 벚꽃 핫플레이스들을 대부분 다녀왔습니다.


지금 왕벚꽃축제도 한참 진행 중이지만 이젠 서서히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벚꽃엔딩을 준비하면서 지난 며칠 간의 사진을 모았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해는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세먼지가 심해서 파란 하늘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파란 하늘에 대비되는 하얀 벚꽃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작년 2015년에는 벚꽃이 한창일 때 아침에 안개가 자욱한 날이 며칠 있어서 오히려 오묘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었는데...


함덕 서우봉에서 만난 벚꽃 (3.20)

서귀포 개화 예정일이 3월 20일이었고, 전전날 (3.18) 제주시 종합운동장 옆에 한그루가 만개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회사 주변의 벚나무들에 꽃망울이 맺혀서 주말 또는 주초에 만개하는 것이 아닌가 내심 기대했는데, 아주 일부 몇 그루의 나무에만 몇 송이 꽃을 피웠습니다. 꽃샘추위까지는 아니었지만 예상보다 기온이 올라가지 않아서 거의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목요일 아침에 출장길에 더 많은 나무에서 꽃이 피는 걸 봤기에 돌아오면 만개해있으리라 기대했었는데...

종합운동장의 첫 개화 벚나무 (3.26)

대흘리나 아라동 일부 지역에 만개한 벚나무가 있었어, 제주시권에서 대표 벚꽃구경 장소인 종합운동장도 당연히 폈으리라 기대하고 카메라를 챙겨서 나갔는데 대부분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할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지난주에 제주시에서 처음으로 꽃이 만개했던 벚나무는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서 그 나무만 사진 몇 컷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으로 나들이 나오신 분들도 모두 그 나무 곁에서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제주대 앞 벚꽃길 (3.30)

2015년도 휴가를 3월 31일까지 쓸 수가 있어서 남은 1.5일 휴가를 사용했습니다. 아직은 다소 이르지만 제대 앞의 벚꽃길은 명성에 걸맞게 꽃이 피기 시작했고 평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벚꽃 소식을 듣고 꽃놀이 나와있었습니다.

대흘리 보건소 앞 (3.30)

주말에 벚꽃이 만개했다던 대흘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대흘리는 벚꽃을 대표할 장소는 아니지만 정자를 배경으로 벚꽃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그림이 나오는 장소입니다. 정자 옆으로 연못도 있어서 물에 낙화한 벚꽃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네도 아니어서 사진 찍는데 사람이나 자동차의 방행가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녹산로 유채꽃길 (3.30)

대표적인 제주의 봄 관광지로 녹산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벚꽃과 유채꽃이 함께 펴서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오는 주말에 유채꽃 축제가 녹산로 및 유채꽃플라자 일대에서 열립니다. 축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jejuflowerfestival.com) 그런데 올해도 녹산로의 벚꽃은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아직 벚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 것도 있지만 더 아름답게 필 것 같지도 않습니다. 2014년도에 참 예쁘게 폈었는데, 올해는 작년 (2015) 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나쁜 예감이 듭니다. 그래도 길가에 길게 늘어선 유채꽃은 예술입니다.

일몰 후의 제대 앞 (3.30)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제대 앞에 다시 들렀습니다. 저녁이라서 삼각대가 필요합니다. 낮 시간에는 지나가는 차량이 거슬리는데, 저녁에는 장노출에 잡힌 지나가는 차량의 불빛이 오히려 조화를 이룹니다.

제주대 캠퍼스 (3.30)

제주대학교의 캠퍼스도 벚꽃놀이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벚나무도 많지만 너른 잔디광장이 펼쳐져있어서 가족 단위로 피크닉 하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몇몇 가로등은 할로겐등이라서 밤에 사진을 찍으면 꽃이 예쁘게 나옵니다.

전농로 (3.31)

제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벚꽃길은 종합운동장 북쪽에 있는 구제주를 가로지르는 전농로입니다. 축제 중에는 양쪽을 막아서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벚꽃 구경을 할 수가 있습니다. 길 양 옆으로 소원을 담은 초롱도 걸려있어서 이색적이고, 그래서 밤에 사진을 찍으면 더 예쁠 건데 저는 밤에는 잘 나가지 않아서 사진이 없습니다.ㅠㅠ

종합운동장 (3.31)

차를 타고 제주의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길 건너편으로 멋진 풍광이 보여서 급히 유턴을 했는데, 차에서 얼핏 볼 때만큼 아름답지는 않아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대신 주변에 유채꽃이 아름답게 펴서 유채꽃 사진을 더 많이 찍었습니다.

수산저수지 (3.31)

장전리를 가기 전에 수산저수지를 먼저 들렀습니다. 수산저수지를 처음 찾았을 때도 벚꽃이 한참 폈을 때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저수지 반대편에 벚꽃이 상당히 몽환적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그때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벚꽃철이 되면 다시 수산저수지를 찾곤 하는데, 처음 봤을 때의 그 이미지가 재현되지 않습니다.

장전리 옛길 (3.31)

종합운동장 및 전농로, 제주대 앞길과 함께 장전리도 왕벚꽃축제 장소입니다. 특색이라면 LED 조명을 벚나무에 둘러놔서 저녁에 보면 더 예쁘다는 점인데, 저는 밤에는 나가지 않아서ㅠㅠ 축제 중에는 인파가 몰려서 교통이 많이 혼잡합니다. 

제2산록도로 (3.31)

이번 글에서 유일한 서귀포 쪽 사진입니다. 한라산 중산간을 가로지르는 제2산록도로도 벚꽃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지대가 높아서 아직 벚꽃이 제대로 안 핀 것 같은데, 길 안쪽으로 더 높은 지대의 벚나무는 또 만개했고... 어쨌든 그래서 적당한 시기가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고, 갓길이 거의 없어서 잠시 정차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주대학교 캠퍼스 (3.31)

집에 돌아오면서 다시 제주대학교 교정을 찾았습니다.

제대 앞 (3.31)

보통 벚꽃은 흰색이거나 연한 분홍색인데, 제대 앞 상점 안쪽에 보면 진한 분홍색의 벚꽃이 핍니다. 어떻게 보면 벚꽃이 아니라 복숭아꽃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설마 이게 벚꽃이 아니라면 배신감이 클 겁니다. 맞다고 해주세요.

조수리 연못 (4.2)

한림공원에 가는 길에 배가 고파서 조수리에서 아점을 먹으러 갔습니다. 찾아간 식당의 오픈 시간이 11:00이라서 시간을 때울 겸 연못가에 핀 벚꽃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림공원 (4.2)

녹산로에 가면 유채꽃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듯이, 한림공원에서도 그런 광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얘기는 오래전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찾아가 봐야지라는 생각을 계속했었는데, 시기가 잘 맞지 않아서 찾아가 보지 못했습니다. 벚꽃이 한꺼번에 쫙 피는 것 같지만 지역마다 개화시기가 조금씩 다르고 주말에 딴짓을 하다 보면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봄비 때문에 빨리 낙화하기도 하고... 제주도에 처음 내려왔을 때부터 벚꽃이 폈을 때 한림공원을 찾아가 봐야지라고 마음먹었는데, 마침내 갔다 왔습니다. 결론을 말하면 많이 실망입니다. 벚꽃나무 군락이 생각보다 크지도 않고 또 한림공원 정도면 유채꽃밭도 제대로 만들어놨을 법한데 유채꽃도 생각보다 잘 정리돼있지도 않고... 더욱이 벚나무와 유채밭이 조금 동떨어져 있어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전리 (4.2)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전리를 다시 경유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넓은 길이 생겼는데, 예전 장전리를 관통하는 옛길은 벚나무가 예쁘게 심겨있습니다. 그 옛길에서 지금 축제가 진행 중입니다. 축제장에서 큰길을 건너오면 인적이 적은 예길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올해는 축제가 끝났지만 혹시 장전리 축제를 찾을 거라면 차량은 그냥 큰길 옆에 세워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축제장 주변의 도로를 막아놓았고 또 많은 인파가 몰려서 마을 안쪽으로 운전해서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광령리 (4.2)

광령리를 관통하는 도로도 대표적인 벚꽃길입니다. 많은 커플들이 셀프 웨딩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시기가 잘 맞다면 웨딩촬영 장소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근처에 항몽유적지가 있는데, 그 주변으로 유채밭이 잘 가꿔져 있습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밭) 개인적으로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유채꽃이 더 예쁘기는 하지만, 산방산이나 성산일출봉 주변에서 유료 (1인당 1,000원)로 유채꽃 사진을 찍는 곳보다는 항몽유적지의 유채밭이 더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 유료 유채밭은 산방산과 일출봉을 배경으로 유채꽃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은 배경보다는 '유채꽃 + 본인' 사진을 위주로 찍으실 테니 마을 안 쪽에 있는 유채밭을 잘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주대 앞 (4.3)

낮 시간에는 사람과 차량이 많아서 일부러 일찍 일어나서 찾아갔습니다. 이 사진은 제대사거리에서 제주대 쪽으로 들어가는 뷰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오늘은 제주4.3사건 68주년 기념일입니다. (그래서 내일 4.3평화공원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제주대 앞 (4.3)

위의 사진과 정반대편인 제대 앞 로터리에서 본 벚꽃길입니다.

제주대 앞 (4.3)

이른 아침이지만 저와 같은 생각으로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게 중에는 위의 대학생 커플도 있었는데, 모자를 쓴 아가씨의 모습이 벚꽃과 참 잘 어울렸습니다. 그래서 (도촬이지만) 살짝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아가씨가 모자를 벗었는데, 순간 뒤에서 모자를 벗었다고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쪽의 무리들도 이 아가씨를 모델 삼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나 봅니다.

제주대 캠퍼스 (4.3)

다시 제주대학교 캠퍼스에 들어와서 차를 세웠는데, 갑자기 -- 많지는 않지만 -- 비가 내리고 벚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번꽃엔딩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비가 많이 온 것이 아니라서 여전히 벚꽃이 만개해있지만... 이젠 슬슬이 꽃놀이중인 커플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이 막 밀려옵니다. 주중에 날씨가 좋으면 벚꽃 사진을 더 찍을 수도 있겠지만 2016년의 벚꽃은 오늘까지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벚꽃이 한창일 때 잠시 무지개가 생겼던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작년 사진 참조) 완전 파란 하늘, 자욱한 안개, 무지개 또는 완전 흩날리는 벚꽃 등의 풍경이 아니라면 올해의 벚꽃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제주대 캠퍼스 (4.3)

잠시 내린 비에 많은 꽃잎이 떨어졌습니다. 2016년의 벚꽃도 여기서 안녕... 어쩌면 제주에서의 마지막 벚꽃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제주의 벚꽃이 아니더라도 내년에 또 만나자.


(업데이트) 4월 4일 오전부터 갑자기 안개가 짙게 꼈습니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 잠시 나가서 작년에 찍지 못했던 제대 앞의 안개낀 벚꽃길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제주대 앞 (4.4)


2015년도의 벚꽃 사진은 티스토리에 올려놨습니다.

http://bahnsville.tistory.com/1067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매거진의 이전글 46. 카카오스페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