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송곡지
지난 주말에 공주의 세량지라고도 불리는 송곡지를 다녀왔습니다. 청주에서 가족 모임이 있었는데 모임 장소에서 3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일부러 찾아가지는 못할지언정 이왕 청주까지 가는 길에 조금 더 부지런을 떨면 될 것 같았습니다. 지금쯤이면 새싹도 어느 정도 돋아서 예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습니다. 평소 비 오는 날은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데, 먼 길을 가서 제대로 사진을 남기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도착했을 때 큰 비가 아니었지만, 약속 시간이 촉박해서 깊은 고민 없이 그냥 막 셔터를 누르고 돌아왔습니다. 시기와 날씨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구름이 덮인 산은 운치가 있었지만 비 때문에 다양한 사진, 특히 호수에 반영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4월 초에 벚꽃이 제대로 폈을 때 왔더라면 또는 조금 더 있다가 나뭇잎이 푸르게 바뀐 후에 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그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겨울에 눈 왔을 때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미 인터넷에 그런 사진이 여럿 보였습니다. 송곡지의 가장 멋진 풍경은 단풍이 짙게 물든 가을일 것입니다. KBS의 '생생정보'를 보고 알게 된 곳인데, 단풍이 짙고 일교차가 커서 호수에 물안개가 살짝 피어나고 그리고 아침 햇살이 내려 비추던, 그리고 바람이 없어서 잔잔한 호수에 건너편 나무들이 온전히 반영된 그런 모습... 인터넷에 '송곡지'를 찾으면 이미 그런 사진은 많이 있습니다.
한번 찾아가 봤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풍경을 더 많이 찍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주에서 육지로 온 후로 첫 번째는 반곡지였고, 두 번째는 송곡지입니다. 제주에서 호수 사진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호수 사진을 올립니다. 기대치를 100% 충족시키진 못했으니 이번에는 흑백으로 찍은 사진을 택했습니다. 다음에 달력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