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 가을, 그리고 야경
제주를 떠나온 후로 여러 이유로 사진도 많이 못 찍고 그래서 글도 적지 못하는 날이 길어졌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그동안 마음에만 있던 남한산성을 다녀왔습니다. 광주 집에서 그나마 쉽게 자연을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두물머리나 남한산성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주를 떠난 후로 계속 남한산성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를 전후해서는 계속 바빴기도 했지만, 첫 방문이라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두물머리는 몇 년 전에 회사 플레이샵을 겸해서 다녀왔던 경험 때문에 쉽게 찾아가 봤었는데, 남한산성은 과연 어떨지 그냥 글만 보고서는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산에 있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또는 어떤 코스로 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 부질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그저 가벼운 산책 정도의 느낌...
어쨌든 늘 고대하던 남한산성을 지난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큰 목적인 산성에서 내려다본 서울시의 야간 사진을 찍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오후 3시가 훌쩍 넘어서 집을 출발했는데, 가을 단풍객들이 몰려서 거의 5시에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첫 방문에 트래킹 코스가 익숙지 않아서 조금 헤매기도 했고, 그래서 가을 단풍이나 산성의 모습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도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번 방문의 목적은 야경사진이었기에 일단 가장 짧은 코스로 수어장대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사진가들이 쭉 줄지어서 야경을 담느라 스폿을 찾기 어려울 거라 지레짐작 걱정했었는데,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아서인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어장대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니 일몰 시간이 다가왔는데 이제야 가을 단풍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늦어버렸고 그냥 성곽에 기대어 서울 시내에 불빛이 켜지기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미세먼지인지 아니면 안개인지 모르겠으나 쨍한 날씨가 아니어서 기대했던 야경을 볼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첫 경험치고는 괜찮은 경험을 했습니다. 한번 다녀왔으니 앞으로는 더 자주 특히 날씨가 허락하는 날이면 휴가를 내고서라도 찾아가 볼 예정입니다.
편집하지 않은 사진이라... 이 사진을 한 장 찍는데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었나라는 후회가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