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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n 08. 2015

4. 한국의 세렝게티

교래리 삼다수목장

삼다수목장은 이미 소개한 새별오름 나홀로나무와 여러모로 비교됩니다. 나홀로나무가 제주의 서쪽을 여행할 때 자주 들러는 곳이라면 삼다수목장은 동쪽을 여행할 때 어김없이 경유하는 곳입니다. 나홀로나무보다는 찍을 피사체가 더 많아서 저의 제주도 사진첩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두 곳 모두 목초지의 특색있는 나무 사진을 찍으러 가는 곳이지만 나홀로나무는 제주의 오름을, 삼다수목장은 더넒은 제주의 목장을 느끼는 곳입니다. 지난 글에서 밝혔듯이 두곳 모두 소지섭씨가 등장한 CF와 연관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슬프게도 두곳 모두 최근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아져서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경고문이 붙었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삼다수목장 (구, 와흘목장)을 찾는데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지도나 네비를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략 설명하자면, 제주시에서 성판악을 경유해서 서귀포로 향하는 516도로 (5.16 쿠테타 당시에 만들어졌다고 명명된 도로명)를 타고 올라가다가, 사려니숲길 쪽으로 들어가서 (비자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교래사거리가 나옵니다. 교래사거리에 이르기 직전에 좌측으로 보면 나무 몇 그루가 있는 넓은 목장이 있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X표시된 곳에 차를 세우고, 목장 구경 및 사진 촬영을 하면 됩니다. 원래 입구는 X보다 왼쪽에 있지만 보통 이곳에 정차/주차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이미 주차된 차들이 많아서 찾는데 어렵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진을 좋아해서 2000년도에 대학원에 들어가서 생활비를 모아서 디카를 구입한 이후로 계속 사진을 찍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한 것은 2013년도부터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돌아다니면서 막 셔터를 눌러서 사진첩에 많은 사진은 있지만 내세울만한 것들이 별로 없습니다. 요즘 찍는 사진도 더 나아진 것도 없지만... 어쨌든 2013년부터 사진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해서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게 다양한 상황이 주는 사진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해준 곳이 삼다수목장입니다. 처음에는 지나는 길에 그냥 아름다워서 이곳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지만, 이곳의 사진을 찍으면서 이럴 때는 어떤 모습일까 저럴 때는 또 어떤 모습일까를 매번 기대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나홀로나무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아끼면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입을 자제하려고 합니다.


한두달 전에 투박하지만 애교썩인 경고판이 붙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이곳이 아름답고 사진 찍기 좋은 장소라서 출입했던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여름에 소를 방목하는데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고 목초지를 밟고지나가서 파괴되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 사진에서처럼 울타리를 올라타고넘어서 재작년에는 울타리가 무너져있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급적 울타리 사이를 조심해서 통과함) 사유지라서 출입에 늘 조심했지만 이런 경고문을 보면서 제 행동을 되돌아봅니다. 이런 출입을 삼가라는 경고문이 붙는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특별함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재작년 여름에 찍은 사진인데 울타리가 많이 무너져내렸습니다. 이후에는 거의 허물어지다시피 주저앉았습니다. 소를 방목하는 곳이라서 울타리가 무너지면 소들이 도로로 나올 수 있어서 사유재산 피해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여행와서 그저 한번 출입하고 사진 찍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문이더라도 주인에게 피해는 가지 않는 범위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접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주변에 (목장 안에도) 방문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넘쳐납니다.


2013년도 1월에 처음 삼다수목장의 사진을 찍고 거의 1년을 기다렸습니다. (이건 2년 뒤인 2014년도 겨울에 찍은 거지만) 여름 동안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삼다수목장의 아름다움은 녹음이 우거진 여름보다는 잎이 모두 떨어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이 제격이고, 더욱이 눈이 왔을 때의 모습을 기다렸습니다. 삼다수목장이 중산간에 위치해있어서 눈이 많이 오지만, 눈에 오는 중에는 위험해서 찾아오기가 어렵고 눈이 그친 후에는 따뜻한 제주도 기온 때문에 눈이 바로 녹아서 실제 눈이 쌓여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눈이 와서 이곳을 찾아왔는데 헛걸음한 경우도 많습니다. 눈 온 삼다수목장이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흔한 풍경도 아니기에 운좋게 이런 풍경을 만나면 잠시 내려서 감상하고 사진 찍는 걸 잊지 마세요.


삼다수목장의 매력 중에 하나는 너른 목장 너머러 한라산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주도 어느 곳에 가든 한라산을 볼 수는 있지만, 나와 함라산 사이를 가로막는 것들이 많아서 온전한 한라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요즘 제주 시내 (특히 신제주권)에 많은 높은 건물들이 들어와서 한라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몇 년째 중단됐지만 100층짜리 건물도 짓는다고 하고, 결국 제주도의 가치를 파괴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한라산을 보기 위해서 화창한 날 삼다수목장을 찾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2013년도 1월에 제일 처음 삼다수목장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 때는 목장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울타리 너머에서 사진을 몇 컷만 찍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과 같은 날이 많지가 않습니다. 눈이 덜 녹았는데 날씨마저 화창한 이런 날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늘 이 날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것이 아쉽고, 그래서 이 사진에 가장 큰 애정이 갑니다. 그런 첫경험 때문인지 삼다수목장을 더 자주 찾는 듯합니다.


이 외에도 안개가 짙은 날, 일몰이 아름다운 날, 또는 일몰 후 (표지사진), 그리고 별빛이 내리는 날 등 더 많은 삼다수목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디엄에 몇 장의 사진을 더 올려놨습니다. (참고링크.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88e25f566bb)


맥북프로에서 편집한 사진이라서 다른 PC 모니터에서 색감이 좀 떨어지는 게 참 아쉽습니다.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구경하세요.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좋아요. 이곳 사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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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ttp://bahnsville.tistory.com

M: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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