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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Mar 21. 2016

45. 카멜리아를 찾아서

위미리 동백군락지와 안덕면 카멜리아힐

동백꽃은 제주를 닮았다.


일반인들에게 제주를 연상하는 꽃이 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유채꽃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겨울부터 봄까지 제주 곳곳을 노랗게 물드리는 유채는 제주를 상징할만하고, 유채를 보기 위해서 봄에 일부러 제주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동백꽃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모진 눈보라와 추운  겨울바람을 이기고 피어나는 동백이 제주인들의 고단한 삶과 매우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의 곳곳에 핀 동백꽃 사진은 예전에 올렸던 글을 참조하시고 (참고. https://brunch.co.kr/@jejugrapher/20), 오늘은 제주에서 동백 군락을 이루는 곳을 소개합니다. 서귀포 위미리에 위치한 동백군락지와 안덕면에 있는 카멜리아힐입니다.


겨울이면 귤이 노랗게 익어가는 위미리에 동백군락지가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고  오래전에 위미리로 시집온 할머니가 밭의 방풍림을 조성하기 위해서 동백씨앗을 심었던 것이 지금은 사람의 키보다 몇 배나 더 커서 군락을 이룹니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홑동백을 심었기 때문에 꽃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2014년 1월 말에 겨울꽃이라 그때면 여전히 만개했으리라 기대하며 처음 찾았었는데 이미 대부분 낙화한 후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11월 말에 다시 찾았는데 일부 꽃은 피고 졌지만 아직은 제대로 피지 않았습니다. 혹시 위미리 동백군락지를 찾을 거라면 (추측컨대) 12월 중에 찾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동백군락지에는 매우 큰 동백나무들이 많이 있지만 꽃은 별로 많이 안 피는 듯합니다.)

위미의 동백꽃
동백군락지를 한 바퀴 돌며...
낙화한 동백꽃
낙화한 동백꽃
11월에 다시 찾았을 때는 아직 완전히 개화하지 않았다.

위미리 동백군락지는 생각 외로 꽃은 많이 피지 않는 듯합니다. 대신 군락지 근처 (북동쪽으로 약 1km정도)에 동백꽃밭이 하나 있습니다. 위미리를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북쪽 (한라산 쪽)에 짧지만 동백 군락이 하나 더 보입니다. 그곳의 반대편 (남쪽)에 보면 귤밭 사이에 동백 나무들이 무리지어 심겨진 밭이 하나 있습니다. 제주에서 많은 동백나무들을 봤지만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듯...

동백군락지 근처의 동백밭

카멜리아힐은 서귀포/중문의 서쪽에 있는 안덕면에 위치해있습니다. 동백을 테마로 공원을 만들어놨고 카멜리아힐에서 찍은 많은 사진들이 페이스북 등에 공유돼서 한 번 정도 찾아가보기로  마음먹었던 곳입니다.  지난겨울 1월에 찾아갔던 분들이 꽃이 모두 낙화해서 볼 게 없다는 얘기를 듣고 12월 초에 찾아갔습니다. (입장료는 7,000원인데, 도민할인받으면 5,000원) 여행객들은 제주의 서쪽 경로를 정하면서 (근처에 있는 방주교회와 본태박물관에 간다거나) 카멜리아힐도 추가할 수 있겠지만, 제주 도민들에게는 추천까지 하는 장소는 아닙니다. 그래도 굳이 찾아가겠다면 동백의 개화/낙화 시기에 맞출 것을 권합니다. 종류가 다양한 동백은 개화/낙화 시기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가장 좋은 시기가 이때다'라고 딱 정하긴 모호하지만,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가 가장 적합할 듯합니다. 카멜리아힐은 문자 그대로 동백동산인데, 동백동산은 구좌읍 선흘에 있는 곶자왈 (트래킹 코스)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름은 동백동산이지만 트래킹 코스 내에는 동백꽃이 거의 없었는 듯...

카멜리아힐의 동백... 12월 초지만 이미 많이 낙화했다.
동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도록 비치해둔 의자.

이런 곳은 커플로 와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요즘 사설 공원의 산책로마다 'MARRY ME' 'LOVE YOU' 등의 문구를 적은 삼각 깃발 프래카드가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홀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전 그런 것들을 온전히 무시하고 사진찍었습니다.ㅠㅠ

낙화한 동백꽃을 올려놓은 물웅덩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마음의 정원'이 마음에 든다.
낙화와 낙엽

유채꽃을 보기 위해서 굳이 성산이나 산방산 근처를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유채꽃을 많이 볼 수 있듯이, 동백을 감상하기 위해서 굳이 동백군락지나 카멜리아힐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주도 곳곳에서 동백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동백은 제주에서 흔한 꽃이고 제주인과 함께 자라는 나무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말에 대문을 장식한 사진을 찍은 곳을 다시 찾았는데 아쉽게도 동백나무가 잘려나가서 이젠 볼 수가 없습니다.

애월 납읍리의 도로 변에 핀 동백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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