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아끼는 우리의 방식 <마미, Mommy>

by 제주작가
common?quality=75&direct=true&src=https%3A%2F%2Fmovie-phinf.pstatic.net%2F20141201_200%2F1417397869870Uzf8o_JPEG%2Fmovie_image.jpg 마미, Mommy (2014) 포스터


“언젠가는 엄마도 날 사랑하지 않을 거야. 괜찮아. 난 늘 엄마를 위해 살게.”
“시간이 흐를수록 난 널 더 사랑할 거야. 반대로 넌 날 덜 사랑하게 되겠지.”


common?quality=75&direct=true&src=https%3A%2F%2Fmovie-phinf.pstatic.net%2F20141201_264%2F1417398054855KUT9O_JPEG%2Fmovie_image.jpg 러닝 타임 내내 싸우는 모자(母子)


서로가 서로에게 곰살맞지 않은 모자(母子)의 얘기는 클리셰의 반열에 들어섰다.

이틀에 한 번 고성이 오가고, 방에 처박혀서는 대화를 피하는 뻔한 장면은 지겨울 정도다.

영화 마미에선 그러한 장면이 러닝 타임 내내 반복된다. 물컵에 물을 따르는 일처럼 죽일 듯 서롤 증오하는 시퀀스가 자연스럽다. 그래서 긴 러닝 타임만큼이나 다른 의미로 관객을 스트레스받게 한다.

그들에게 있어 대화의 시도란, 싸움만 번지는 부종을 자극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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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둘은 서롤 애정 함은 틀림없단 걸 관객들은 느낄 수 있다. 그것도 무척이나.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연인 간의 애틋함이 아니다. 뭔지 모를,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여 있는 합성물을 말한다.


대부분 이런 심정의 이해가 금방 될 것이다. 적어도 내 주변에선 겪지 못하거나 않아본 인간은 없다.

부모님과 다퉈보지 않았다면 그 반대의 적도에 위치한다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쯤은 해봤을 거다. 관계의 회복탄력성은 죽을 때까지 반복될 일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떤 기준으로 불효니 뭐니 하면서 판단한단 건 모범적인 평가는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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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눈빛만 교환하면 그걸 진정 사랑이라 볼 수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사랑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라 교만하게도 나의 틀에 맞춰 상대방을 움직이고 싶어 하니까. 만약 반대로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금세 식어버릴 마음이라 어느 정도 신뢰한다.


그러니 양껏 사랑한다는 건, 있는 힘껏 각자를 물어뜯을 용기가 있다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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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씬에서 입술을 깨물고 속 깊은 얘기를 꺼내는 한 사람의 용기가 돋보인다. 과연 상대방이 들어줄까? 헛웃음을 켜며 이전과 같이 뒤돌아 서진 않을까? 군색하게 필수의 소통을 이어나가는 둘은 결코 헤어질 마음이 없어 보인다. 미워하면서 동시에 내 편인 존재의 든든함은 감추기는 불가능한 그런 감정인 셈이다.


관계를 으스러뜨리는 문제를 찾아 채비하면 그만이라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런 마음과 이별하기란 퍽 서로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득히 오래 결속된 마음의 불편함이 한순간에 사라질 쏘냐.


고무적인 사실은 아주 미세하게나마 서로를 겨냥한 마음이 나아진다는 부분이다.

꽉 채워 증오하는 감정이 한 스푼 덜어지고, 이해가 움튼다.


b7d20a5ddf89d834cd5d96eb46061dfb.jpg 몇 없는 행복한 장면
일부 지루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하며
결말 포함 리뷰 영상 하나로 표현하기 어려운 숭고한 사랑을 느껴보길 바란다.



새싹에 물을 주는 일은 셀프로 할 수 없는 조건부여서 원하는 때마다 적시기는 어렵다만,

시원한 물 몇 방울로도 감정이 재배열되니 쉽사리 서로를 포기하기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영화는 마음의 자유를 안겨주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면 그 둘은 서로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한다는 부분이겠다.


영화에선 지나치게 기교적인 부분이 있어 다소 몰입을 방해하는 포인트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만으로 느껴본다면 생각을 두 번, 세 번 해도 남을 여지를 안겨줄 영화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대사는 한동안 머릿속에 남을 거라 보장하니, 여유가 있고 가을의 적적함을 한껏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관람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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