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우 Apr 15. 2024

영웅의 뒤에서 희망을 쌓아 올렸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스타워즈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광선검, 다스베이더, 스카이워커 가문 등이다. 그러나 스타워즈 로그원에서는 그게 전면에 보이지는 않는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표방하지만 기존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영화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오리지널 삼부작과 같이 영웅의 탄생과 성장이 주된 내용이 아니다. 영화는 그 시기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행성을 파괴 가능한 무기인 데스 스타의 설계를 담당한 겔렌 어소와 그의 딸 진 어소의 생이별로 영화는 시작한다. 과학자인 겔런 어소는 데스 스타의 잔혹함을 알고 더 이상 개발을 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런 이유로 남몰래 아내와 딸과 함께 농부로 살아간다. 화려하진 않지만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러나 제국군은 겔런을 가만두지 못한다. 그의 아내를 희생시켜 가면서 그를 다시 데스 스타에 착수시키게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딸 진은 아버지와 이별하게 된다. 진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친구이자 급진적 반국 세력인 쏘우 게레라에 의해 길러진다. 성인이 된 진은 경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가다 반군에 납치된다. 반군 세력도 제국군의 신무기인 데스 스타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무기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설게자의 딸인 진이 필요했다. 그의 아버지가 설계도의 비밀을 제국군 비행사를 통해 쏘우 게레라에게 전달했고 쏘우 게레라와 접촉을 위해서는 진이 필수적이었다. 진에게는 경범죄로 인해 감옥에 가는 것보다 반군에 협조하는 편이 더 이득이었다. 그녀는 감옥에 가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임무를 수행해 나가면서 그녀는 아버지를 비롯해 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이들을 마주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며 자신과 아버지를 이별하게 만든 절망과 같은 현실에서 조금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진은 같은 희망을 가진 이들과 함께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훔치려 한다.



  로그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은 진 어소이다. 진 어소는 처음에 제국군과 반군의 전쟁에는 관심 없었다.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잡혀가는 경험을 하면서 이미 전쟁에 대한 싫증이 났고 어떻게든 되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반군에 협조하게 된 것도 정의감이 아닌 감옥에서 살 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그녀는 로그원 부대를 이끌게 되었다. 무엇이 그녀를 변화시켰을까? 로그원 대원들의 모습을 통해 더 이상 혼자만 고통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친구와 아버지까지 잃은 그녀에게 세상은 항상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모인 그녀 주위 인물들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처지임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공감과 용기를 받았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희망을 가지려고 한다.

   

  

  로그원 부대를 구성하는 이들은 각자 출신이 다르다. 반군, 제국군 출신 드로이드, 사원의 수호자들, 제국군 출신 파일럿 등이다. 제국군에 의해 힘에 의해 지배되는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제다이처럼 강하지도 않고 레아 공주처럼 반군 전체에 영향을 가지는 신분도 가지고 있지 않다. 로그원의 이런 설정은 이 영화가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와 구분되는 가장 큰 매력이다. 나는 스타워즈의 설정은 좋아하지만 그 서사까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제국군에 의해 탄압받는 시대의 종결이 몇몇 영웅들에 의해 해결되는 이야기가 크게 와닫지 않았다. 로그원이 나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영웅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쌓아 올린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지 자세히 소개되지 않는다. 마치 대의를 위해 뭉친 체스판의 말과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의 출연과 퇴장이 불친절하고 가차 없다. 우연에 의해서 합류하고 단호하게 죽음을 맞는다. 주인공인 진어소를 제외하고 인물들의 서사가 구체적이지 않은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점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개개인이 얼마나 다양한 개성을 가지는 지보다 당장 내일의 생존이 더 중요했던 시대의 배경이 영화의 한계와 중첩되어 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사도 잘 모르고 아는 건 이름뿐인 로그원 대원들은 희망으모여 또 다른 희망을 만들어 간다. 스타워즈 역사 전체에서 이들의 역사는 아주 작은 부분일지 모른다. 그러나 작은 희망은 연쇄적으로 퍼져나가 새로운 희망이 된다.  

  

  










글에 사용된 사진의 모든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네이버 영화의 스틸컷에서 가져왔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