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만큼의 나에게

계속된 사랑을 주세요 『진정한 일곱살』(허은미 글, 오정택 그림)

by 제주미진


그림책은 저에게 여행입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시 멈추게 해주니까요. 바쁜 일상 속에서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은 시간이 천천히 흐릅니다.


그림책을 속도를 늦추어 줍니다. 글만 읽는다면 5분, 아니 3분이면 끝날지도 모릅니다. 글 옆에 그림을 보면 조금 더 볼 수 있게 됩니다. 글이 나타내지 못한 느낌까지 볼 수 있게 되니까요. 글과 그림이 만나 숨겨진 감정과 여운을 느끼게 합니다.


『진정한 일곱살』을 읽다보면 짧은 문장에서도 아! 하는 탄식이, 귀엽게 과장된 그림에서는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바쁜 일상에서 "진정한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이 세상에는 하늘의 별만큼 들의 꽃만큼,

수많은 일곱살이 있어요.

하지만 진정한 일곱 살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진정한 일곱살』(허은미 글, 오정택 그림)



책 속 '진정한'이라는 말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일곱살', '진정한 마흔살'

이 숫자들은 결국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매일 조금 더 강하게 나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알고 싶다. 아니, 알아야 한다. 그것도 너무 늦기 전에.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이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보고 생각한다. "왜 기다려야 하지?" 왜 삶이 골칫거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오늘, 바로 지금,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인생이 이끄는 대로 나도 철학자가 되면 안 되나?

『소르라테스 익스프레스 』/ 에릭 와니어 지음 김하현 옮김


저는 진정한 엄마일까요? 진정한 어른일지... 진정한 직장인일지... 고민스럽습니다.


꼭 참되고 올바르게 살아야 하느냐고, '진정'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번쯤은 꼭 진정한 자신을 만나보면 좋겠다고요. 자신의 어떤 시절에 진정함이 가득 묻어 있었는지 알면 좋겠다고요.


'진정한 어른'답게 보이려 애썼던 날들이 있었다면 그때의 나에게 이런 위로를 건내보겠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때의 시간도 진정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때의 너도 진심이었습니다."


'나는 나다'라는 명제가 아주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은 정의입니다. 저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나이에 맞는 역할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해왔고, 많은 것들은 견디며 살아 왔거든요.


견디고 버티는 사이에 '나'보다는 '~의'가 많았습니다. 딸이라서, 여자라서, 엄마라서, 며느리라서 너무 많은 역할들이 '나'를 가리고 있었지요. 인내와 끈기의 삶을 살아 왔다고 생각 됩니다.


『진정한 일곱살』을 통해 만나는 '진정한 삶'은 '진정한 어른'으로 자라가는 우리의 여행입니다. 잠시 멈춤으로 시작되는 질문이자 지금 만큼의 자신을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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