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의 기준은 제 삶의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성적과 결과보다 삶의 풍요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성공과 부보다는 가치와 의미를 찾는 시간을 살아왔고요.
학업 성적이 우수해야만 인정받는 속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를 잃고,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게 됩니다. 저도 그런 시간을 지나왔지만, 제 두 아이에게는 세상의 기준에 따라 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유치원 때부터 등교 거부를 했습니다. 학습을 하고 시험을 보고 평가를 하는 것에 온몸으로 거부를 했지요. 여러 가지 이유 중 제주에 이사 온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제주라고 평가가 없지는 않지만, 자연이 가까운 환경이라면 육지와 다른 배움의 모습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제주로 이주해 둘째가 중학생이 되던 해, 『아마도 너라면』이라는 동화책을 선물했습니다. 따스한 색감의 책 표지에는 눈빛이 맑은 아이와 귀여운 돼지가 함께 있었습니다.
『아마도 너라면』이라는 제목 속에는 세상이 원하는 '잘함'이 아니라, 그 아이만의 빛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마도 너라면...
아마도 너라면...
아마도 나라면...
넌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바로 너란다.
그만큼 너는 특별하단다.
네가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기적 같은 일이야.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
이 이야기는
네가 할 수 있는 일,
네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위한 이야기란다.
이 이야기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를 위한 이야기이며,
너의 내면에 깃든 마법 같은
무한한 가능성을 응원하는 이야기 란다.
『아마도 너라면』코비 야마다 글 / 가브리엘라 버루시 그림 / 이진경 옮김
『괜찮아』(최숙희), 『너는 특별하단다 』(맥스 루케이도, 데이비드 웬첼), 『사랑해 우리 아기 꼬질이』(이자 맥콜트, 지드 무어) 등 끊임없이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책들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시 아이에게 선물한 이유는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르게 생긴 동물들이 각기 다른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물어봐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넌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닐까? 그리고 아마도 넌 네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아직 모르는 건 아닐까?
『아마도 너라면』코비 야마다 글 / 가브리엘라 버루시 그림 / 이진경 옮김
작은 아이의 다정한 눈빛이, 따스한 손길이, 다른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섬세함이 자신에게 있는 힘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조금 느리게 걷는다고, 실수한다고, 넘어졌다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아직 몰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작은 아이는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를 좋아합니다. 모두가 "토끼는 경찰이 될 수 없어"라고 말하지만 주디는 세상의 편견보다 자신의 믿음을 선택하였습니다. 작은 용기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작은 아이는 알고 있는 듯합니다.
세상의 편견을 넘어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아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아이, 경쟁보다 존재 자체의 순수함을 아는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