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지, 몰랐어.

뜻밖의 여행을 하는 이에게『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리처드 T. 모리스/

by 제주미진

몰랐습니다.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그림책에 관해 매일 쓰게 될 줄은.


삶은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어디에 살게 될지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도 제주에 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삶이 어렵고,

그래서 삶이 궁금합니다.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다릅니다.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고, 자기만의 영역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늘 곁에 선 사람들과 균형을 맞추고 삽니다. 『균형』(유준재 그림책)을 살펴보았을 때, 균형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맞추어 가는 역동적인 일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곰이 강을 따라가다 만나는 이들과의 관계는 아름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모험을 떠나며 알지 못하는 것들을 만납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힘을 합치기도 합니다.


함께 웃고, 함께 헤엄치는 곰과 거북이와 개구리, 오리들을 보면서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일하며, 함께 인생을 논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저마다의 다른 개성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뜻밖의 일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연결되리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비단 내 주변의 사람들과만 연결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의 또 다른 사람들과도 연결이 되겠지요.


지구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몰랐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친구들은 저마다 따로따로 살아왔어.
여기 이렇게 함께 있게 될 줄 몰랐단다.
강을 따라 흘러가 보기 전까진 말이야.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리터드 T. 모리스 글 / 르웬 팜 그림 / 이상희 옮김)


그동안 알지 못하며 살았던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곰이 강을 따라 흘러가던 것처럼 삶을 살아가보기 전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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