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은 아닙니다.
마흔이 가까워지자 무엇을 이루었는지 알 수 없는, 무엇을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춘기인가? 아무튼.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불혹'이라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동안 보이지 않는 세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니,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 방황하는 제가 보였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그림책, 육아서와 청소년코칭도서만 읽다가 자기 계발서를 접했습니다. (책처럼 키우지는 못했지만, 책을 통해 기준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중에 자기 계발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걸리면 읽는 정도였습니다.
2017년에 만난 『내 인생 5년 후』(하우석)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5년 후 나는 어디에 살 것인지, 누구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는 대로 생각했던 그동안의 시간들이 아까워졌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삶에 뭐가 더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2019년도에 『내 인생 5년 후』(하우석)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기 계발서를 집중적으로 읽어 보는 눈이 좀 달라졌나봅니다.
그것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는 바로 지금이다. 『내 인생 5년 후』(하우석)
2년 전 무심히 덮어버린 책이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지금 하라고, 지금이 때라고.
그렇게 저는 글쓰기와 기록하기에 진심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타고난 성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내키는 일을 좋아하고, 꼭 해야 할 일을 미루는 평범한 사람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기록하고, 가장 우선순위인 일 1가지를 해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기 싫은 날도 있고, 놀고 싶은 날은 더 많았으니까요.
주변에 계획하고 실천하고 수정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들을 보면서 엉엉 울어도 보았습니다. '이대로 5년 후에 나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구나' 싶었으니까요. 기록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를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어 울음이 났습니다.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던 기록이 저를 살렸습니다. 그렇게 힘들던 기록이, 한 줄 한 줄 채워져 하루가 되고, 매일매일이 한 달이 되고, 5년이 지난 오늘, 기록을 통한 목표관리 강의를 하였습니다.
『내 인생 5년 후』(하우석)를 읽고 평균 5년의 시간이 걸린 거장들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시니어 첫 우승에서 올림픽 우승까지 5년이 걸린 김연아 선수, 5년 동안 집필해서 비극 4개를 완성한 셰익스피어, 신대륙발견까지 5년 걸린 콜럼버스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일들을 보면서 저에게도 다시 희망이 심겼습니다.
거장들이 보낸 5년처럼, 저도 끊임없이 노력한 5년이 있었고, 제 5년 동안의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강의를 했다는 사실은 다음 5년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목표를 계획하고 실천하는데 기록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확인하는 순간, 은유작가님의 책들이 떠올랐습니다. 은유작가님이 글쓰기 수업 5년 차에 『글쓰기 최전선』을 썼다고 합니다.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전부 달라진다. 『글쓰기 최전선』(은유) 42p
계획을 쓰고, 글을 쓰고, 마음을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내 인생 별거 없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여기에 와 있습니다.
기록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글을 쓰기에 가장 적당한 때도 바로 지금입니다.
쓰고 있는 지금의 삶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전부 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꽃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꽃은 있고, 모든 꽃은 각기 피는 시기, 날씨와 모양이 다르니까요.
꽃이 보이지 않는다고 열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꽃에도 달콤한 열매가 맺힙니다.
내게 있는 보이지 않는 꽃이 튼실한 열매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5년동안 일상 속 반복이 주는 리듬감에 올라 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