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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석한의사 Jun 08. 2020

꼭 이 시기엔 코가 간질간질 괴롭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해 

코가 간질 간질한 알러지비염이 나타나면 하루가 어찌나 괴롭고 귀찮은지 이런 호흡기 증상들이 점점 증가되고 있다 다른 질환들은 정복되고 이겨내고 있는 와중에도 전 인구의 5~20%가량이 천식과 비염 그리고 아토피 같은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비염을 앓는 이들은 주위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평소 특정 계절에만 앓다가도 제대로 관리를 해주지 못하면 365일 어느 때고 나타나기도 하니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개학이 늦춰지고 이제 늦게나마 아이들이 학교에 모이게 되는 시기 이런 트러블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아마 여러 고민에 휩싸이지 않을까 싶다

집에서는 직접 관리를 해줄 수 있다지만 학교에서는 그러지 못하다 보니 혹시나 갑작스럽게 천식이나 비염이 나타나면 아이가 이에 잘 대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친구들과 열심히 뛰어놀고 재미난 일도 많이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장소가 학교지만 반대로 비교적 먼지도 많고 여름이 바로 코앞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까지 송홧가루가 가득 쌓일 정도기도 한 만큼 코 속 점막은 예민해지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트레스도 받고 면역력도 떨어지면서 코가 간질간질하고 재채기가 발작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증상을 앓기 쉽기 때문이다  


알러지비염은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 체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것들을 막아주는 단단한 군대 역할을 하던 면역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과민하게 반응을 하면서 코 안에 급속도로 염증을 일으키고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와 소양감을 느끼게 하며 두통을 앓게 만들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잠시 스쳐가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반면 만성적으로 생기기도 하는데 이것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급한 것은 아니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을 초래하기는 한다

가령 코막힘과 콧물, 가려움은 아이고 어른이고 무언가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게 만든다 그러니 학업과 업무의 능률을 떨어뜨리게 만들며 재채기 등으로 요즘 같은 때 주위에서 눈총을 받게 하기도 한다 거기다 어린 나이일수록 이로 인해 여러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성장이다.



음식을 먹을 때 코를 막고 먹으면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아이 입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다 그러니 잘 먹지도 않고 잠을 잘 때도 불편함이 지속되니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도 못한다 결국 컨디션은 떨어지고 성장을 하는데 필요한 영양 섭취와 호르몬 분비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0~9세 이하 아이들에게 해당 질환은 유독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기도 한데 이것은 나이가 어린 만큼 면역체계가 약하고 코와 기관지의 점막들도 부드럽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는 것은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항원인 알레르겐 꽃가루, 곰팡이, 집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이나 곤충 분비물 등과 음식 등으로부터 시작되거나 실 내외 온도차나 냄새 등으로 비강 점막이 과민해지며 생기기도 한다 앞으로 날이 더워진다고 하는데 냉방기도 한 몫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그냥 방치하게 되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만성적으로 나타나기 쉽고 후비루, 축농증, 중이염, 인후두염, 천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게 생각보다 정말 불편한데 후비루 같은 경우 목 뒤로 지속적으로 무언가 넘어가는 느낌이 들고 가래가 끈끈하게 목을 막고 있는 것 같아서 숨을 쉬는 것도 불편해진다 옆에서 들으면 무언가 꿀떡꿀떡 삼키는 소리도 들리고 킁킁 되면서 콧물을 계속 들이마시는데 앞으로 콧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목 뒤로 넘어가게 된다 이처럼 합병증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보통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주위 환경을 개선하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통해서 증상이 발현된 것을 완화시키고자 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가렵고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나오고 할 때 부랴 부랴 한알씩 챙겨 먹고 하는 걸 인지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증상이 나타날 때 쓰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증상만을 보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내 몸에 있는 문제의 원인을 케어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코가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증상인 알러지비염을 꼭 코에만 생기는 국소적인 문제로 보고 있지는 않는다 우리 몸은 따로따로 노는 것이 아닌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므로 코만 보는 것이 아닌 오장육부까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데 왜 오장육부까지 따져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을 텐데 쉽게 이야기하자면 풍한, 풍열로 폐에 문제가 생기거나 폐기가 약해지면 면역체계도 함께 약해지면서 외부환경의 변화와 자극을 견디기 힘들어진다 외부에서의 자극이라.. 이쯤이면 짐작이 갈 텐데 바로 알레르겐 같은 내 몸을 침범하는 하나의 이벤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 몸이 건강하면(5장 6부가 잘 소통되고 건강하면) 면역력도 튼튼하니 자잘한 병은 알아서 물러가는 상태가 된다 이러니 그저 코만의 문제로 볼 수 없는 것이고 인체 내 생리기능의 부조화를 되돌리고 면역력을 담당하는 장부의 기운을 소통시키고 조절하며 관리를 한다면 그저 콧물 나올 때 콧물을 막고 재채기 나올 때 재채기를 막는 일이 아닌 근본적으로 내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하자면 바로 사상의학이다 사람마다 체질을 달리 타고나고 이 패턴은 4가지로 나뉜다라고 하는 관점으로 날 때부터 다른 장부의 대소 관계로 인해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된다 폐대간소 태양인, 간대폐소 태음인, 신대비소 소음인, 비대신소 소양인이 그것으로 체질적인 차이로 인해 같은 병명을 가진 질환도 증상이 발현되는 모습이 다르고 원인도 다르다 그러니 이를 나아지게 하는 데 사용되는 처방도 달라지게 되니 보명지주와 약재도 다르다

여기서 잠깐! 보명지주는 체질마다 필요한 기운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충만하면 건강하고 부족하면 병적증상이 나타난다 즉 병리현상을 조절할 때에도 이러한 기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다가가면 몸이 차가운 체질이라는 이야기를 한 번씩 들어봤을 텐데 찬 몸에 찬 음식과 약재를 넣으면 당연 더 차가워지고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소음인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로 몸을 덥히는 양난지기가 보명지주가 된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괴로워하는 알러지비염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각 체질마다 원인과 증상이 차이를 보이는데 소양인은 비위장의 기운이 항진되다 보니 속열이 많은데 이를 더 야기하는 약재를 사용하기 어렵고 콧물도 비교적 더 쉽게 누렇게 변한다 그리고 이 열로 인해 코 속도 건조하여 과민해지기 쉽게 된다 이를 식혀줄 필요가 있으니 필요한 기운은 음청지기고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약재는 형개, 방풍, 강활 등이 쓰인다

태음인은 간대폐소 하다 간의 기운은 좋으나 폐의 기운이 약해 호흡기도 덩달아 좋지 않다 남들 잘 걸리지 않는 계절에도 감기에 걸리기 쉽고 코를 훌쩍이고 막히는 증상이 생기기 쉬운데 사실 같은 알러지질환의 3대장 중 천식이 나타나기 쉽기도 하다 이 체질에 필요한 기운은 호산지기로 밖으로 뻗어나가는 기운이다 필요한 약재로는 갈근과 마황 등이 쓰임이 좋다

소음인은 몸이 차가워 생기는 문제고 신대비소하여 비위장의 기운이 약하다 보니 잘 먹지 않고 소화도 제대로 못 시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약해 비염이 나타나기 쉽다 이를 다스려줄 필요성이 있고 차가운 몸을 덥혀줄 양난지기가 필요하여 천궁, 계피, 작약 같은 약재가 쓰임이 좋다

폐대간소한 태양인은 드문 체질이긴 한데 태음인과 반대로 밖으로 뿜어내는 호산지기가 강하다 콧물을 흐르는 건 밖으로 뿜는 것과 같다 그러니 비염을 앓기도 쉬운 만큼 안으로 갈무리하고 수렴해주는 기운인 흡취지기가 보명지주가 된다 이 체질은 육식은 해롭고 신선한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약재 또한 오가피, 모과 같은 식물 위주가 된다

체질이 다르면 이처럼 맞는 약재도 다른만큼 코가 막히고 콧물이 줄줄 흐르는 괴로움을 안고 있다면 참을게 아니라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체질을 통한 처방으로 건강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면역력을 올리고 내 몸을 조화롭게 한다면 증상만을 잡는 것이 아닌 병을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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